워싱턴포스트(WP)가 25일 이번 대선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뒤 구독 취소(온라인 독자 포함)가 급증하고 있다.
30일 CNN 보도에 따르면 WP의 ‘특정 후보 무지지’ 발표 이후 닷새 만인 29일까지 25만 명이 구독을 취소했다.
WP가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건 36년 만에 처음이자 최근에는 주로 민주당 후보를 지지했다.
따라서 ‘후보 무지지’는 사실상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나타내지 않는 것으로 해석돼 소속 칼럼니스트들이 잇따라 사임하는 등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포스트 발행인 윌 루이스는 비당파적 뉴스 제공, 독립적인 언론 활동 등을 이유로 들었지만 소유주인 제프 베이조스가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눈치를 보거나 사업적 이득을 위한 것으로 해석됐다.
CNN은 구독 취소는 루이스 발행인의 발표 후 몇 시간만에 급증했으며 유명 인사와 전직 직원들이 소셜미디어에 구독을 취소했다고 올렸다고 전했다.
전임 편집장 마티 배런 등 전 직원들은 베이조스를 “비겁하고 겁쟁이”라고 비판하면서 “트럼프 2기 행정부에 선제적으로 무릎을 꿇으려는 시도”라고 비난했다.
CNN은 WP의 편집위원회가 해리스에 대한 지지 초안이 마련됐으나 베이조스가 깔아 뭉갰다(squash)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베이조스는 28일 WP 오피니언란에 ‘받아들이기 힘든 진실: 미국 국민은 뉴스 미디어를 신뢰하지 않는다’ 기고문에서 특정 후보 무지지 배경을 설명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도 해리스의 백악관 입성 출마를 지지하는 내용의 초안을 작성했으나 사장이 거부권을 행사해 지지 내용을 게재하지 않기로 했다.
컬럼비아 저널리즘 스쿨의 빌 그루스킨 교수는 CNN에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보복에 대한 두려움 외에 지지 철회에 대한 그럴듯한 설명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30일 노스캐롤라이나 유세에서 트럼프는 WP와 LA타임스가 아무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힌 것은 자신을 지지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그들은 민주당이 쓸모없다고 말한다. 그들은 내가 훌륭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베이조스는 ‘무지지 선언’ 결정과 관련 수십억 달러 규모로 연방 정부와 계약을 맺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과 우주탐사 회사 블루 오리진에 대한 소유권이 “포스트에 복잡성을 더했다”고 인정했다고 CNN은 전했다.
베이조스는 7월 트럼프가 암살 시도로 귀에 총을 맞은 뒤 전화를 걸어 “공격을 받은 후 주먹을 들어 올린 것에 얼마나 감명을 받았는지 모른다”고 말한 것으로 WP는 보도했다.
WP의 ‘무지지 발표’가 있은 뒤 몇 시간 후 트럼프는 텍사스에서 블루 오리진의 임원들을 만난 것도 반발에 기름을 부었다.
베조스는 사업적 이익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부인했지만 대선 후보 지지를 게재하는 것은 신문사의 수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그로스킨 교수는 말했다.
그로스킨 교수는 “25만 명의 구독자를 잃는 것은 앞으로 엄청난 수익 및 독자층 손실을 가져 올 것”이라며 “앞으로 수년을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결정은 비즈니스 모델이 얇은 얼음 위에 있던 WP에 분명히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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