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가 미국이 제공한 장거리 미사일을 사용해 러시아 내부를 공격하도록 승인한 것에 차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후보 도널드 트럼프측 인사들이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다.
퇴임하는 대통령이 새로운 전쟁을 유발하고 제3차 세계대전을 일으키려 하느냐는 지적까지 나왔다.
18일 친 트럼프 성향의 폭스 뉴스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이 차기 정부의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지명한 마이크 왈츠 하원의원(공화·플로리다)는 폭스 뉴스 인터뷰에서 “이것은 에스컬레이션 사다리의 또 다른 단계이며, 이것이 어디로 갈지 아무도 모른다”고 장거리 미사일 발사 허용의 파장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리처드 그리넬 전 주독일대사이자 전 국가정보국(DIA) 국장 대행은 X(옛 트위터)에 “아무도 바이든 대통령이 정권 교체기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확대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며 “마치 그가 완전히 새로운 전쟁을 시작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의 장남이자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실세로 떠오르고 있는 트럼프 주니어도 18일 X에 “군산복합체가 아버지가 평화를 만들고 생명을 구할 기회를 갖기 전에 3차 세계대전을 일으키고 싶어하는 듯하다”며 장거리 미사일 발사 허용에 대해 “멍청한 짓”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공화·조지아)은 “바이든이 퇴임하면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대한 장거리 미사일 사용을 허가해 위험하게도 제3차 세계대전을 시작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 국민은 11월 5일 이러한 결정에 반대하는 명령을 내렸다”고 전쟁 확전에 반대하는 트럼프 당선을 지적했다.
토마스 매시 하원의원(공화·켄터키)은 이 허가를 “탄핵 가능한 범죄”라며 “바이든은 모든 미국 시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위헌적인 전쟁 행위를 저지르고 있다”고 비난했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동행한 존 파이너 국가안보부보좌관은 18일 백악관의 결정에 북한군 투입이 고려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너는 “미국은 전장에서 파악한 상황에 따라 정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다”며 “여기에는 최근 러시아가 외국 군대를 자국 영토에 배치하는 등 상당한 긴장 고조가 있었다”고 말했다.
바이든 정부의 허용에 따라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깊숙한 곳까지 타격하기 위해 미국이 제공한
에이태큼스(ATACMS) 미사일 사용을 준비 중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18일 보도했다.
이동식 발사대에서 발사되는 지대지 미사일 시스템인 에이태큼스는 유효 사거리가 100~190마일(160∼300km)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18일 “워싱턴의 퇴임 행정부는 불길에 기름을 붓고 긴장 수준을 더욱 자극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의도가 분명하다”고 말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9월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 사용에 대한 녹색 신호를 주는 것은 미국과 나토(NATO)가 전쟁 중이라는 것을 실질적으로 의미한다고 말한 바 있다.
푸틴은 “장거리 미사일 발사는 나토 국가의 군인만 할 수 있어 우크라이나 정권이 이 무기로 러시아를 공격하도록 허용하는 것은 나토가 군사 갈등에 직접 참여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라는 점이 문제”라고 말했다.
한 미 고위 국방 관계자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아직 러시아 영토내로 에이태큼스를 사용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고 폭스 뉴스는 전했다.
전직 국방정보국(DIA) 요원이자 ‘푸틴의 플레이북’의 저자 레베카 코플러는 “트럼프를 방해하기 위한 시험용 애드벌룬으로 바이든이 아직 에이태큼스 공격을 공식 승인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암시했다.
한편 다른 의회 매파들은 장거리 미사일 제한 해제를 환영하면서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지적했다.
로저 위커 상원의원(공화·미주리)은 “푸틴의 불법적 침략에 대항해 의회가 오랫동안 허가한 품목과 지원에 대한 행정부의 고의적인 태만에 대한 변명이 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마이크 터너 하원 정보위원회 위원장(공화·오하이오)은 “너무 오랫동안 늦춰진 결정”이라며 “바이든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호소를 훨씬 일찍 들어야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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