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이 서방과 핵 협상을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는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대화 신호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4일 이란 매체 테헤란타임스에 따르면 아락치 장관은 최근 중국중앙(CC) TV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즉시 핵 프로그램에 관한 건설적인 협상을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아락치 장관은 “우리는 핵합의를 선의로 실행했지만, 아무런 이유나 정당성 없이 철수를 결정하고 상황을 이 지경으로 몰고 온 것은 미국”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발언은 오는 13일 제네바에서 예정된 이란과 영국·프랑스·독일 유럽 3개국의 회담을 앞두고 나와 주목받았다.
아락치 장관은 “중국과 러시아는 (핵 관련) 협상에서 건설적인 역량”이라면서 “중러는 지속적으로 건설적인 역할을 해야 하고, 이는 우리가 기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은 2015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재임 시절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중국과 핵 합의를 체결했다. 이란이 핵 개발을 포기하는 대신 이들 6개국은 이란에 부과한 경제 제재를 해제하기로 했다.
하지만 2018년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일방적으로 핵 합의 파기를 선언하고 대이란 제재를 대부분 복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란의 핵 개발을 중단시키기 위해 ‘예방적 공습’을 포함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팀은 크게 두 가지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데 하나는 중동에 더 많은 미군과 전투기, 함정을 파견해 군사적 압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다른 방안은 미국의 대이란 제재와 함께 군사력 위협을 활용해 이란이 외교적 결의안을 수용하도록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