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승객 60명을 태운 아메리칸 항공 여객기가 워싱턴DC 인근에 착륙하다 육군 헬기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충돌 전후 상황에 대한 목격담이 이어지고 있다.
CNN에 따르면 워싱턴DC에 살고 있는 아바디 이스마일(38)은 “결코 들어본 적 없는 두번의 특이한 충돌음(unusual bangs)을 들었다”며 “마치 전쟁터 같은 소리로 들렸다”고 말했다.
그는 충돌음을 듣고 곧바로 창가로 향했는데, 약간의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연방정부 공무원으로 워싱턴DC에 거주하는 로이 베스트도 옥상에 올라가 있던 중 굉음을 들었다고 전했다.
베스트는 “그냥 시끄러운 소리였다”며 “그래서 옆으로 돌아봤는데 커다란 불꽃이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더니 무언가가 그냥 추락하는 것이 보였다. 정말 어두웠기 때문에 그게 무엇이었는지 알 수가 없었다”고 했다.
로널드 레이건 공항 인근에서 차를 몰고 집으로 가고 있었던 아리 슐먼은 충돌 전후를 비교적 뚜렷히 목격했는데, 어느순간 비행기가 완전히 기울어졌다고 기억했다.
그는 “(여객기를) 처음 봤을 때는 괜찮아 보였다. 정상이었다. 대략 물(포토맥강) 120피트 상공에서 육지로 향하려던 참이었다. 끝부분은 상당히 작았지만 보통 크기 여객선 처럼 보였다”고 돌아봤다.
하지만 약 3초가 지난 후 여객기가 균형을 잃고 뒤집어졌다고 한다.
슐먼은 “90도를 넘어서 완전히 오른쪽으로 기울어졌다”며 “아랫면을 볼 수 있었는데 매우 밝은 노란색으로 불이켜져 있었고, 아래엔 불꽃이 튀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헬리콥터는 보지 못했다. 오늘밤은 매우, 매우 어두운 밤이었고 불빛이 없는 것은 정말로 볼 수가 없다”며 “하지만 그 비행기가 그렇게 되어서는 안 되는 각도로 기울어지는 것은 봤다. 불꽃이 날아가는 것도 봤다”고 부연했다.
다만 “비행기가 땅에 부딪히는 것은 보지 못했고, 불꽃이나 폭발, 연기도 보지 못했고 비상등도 보지못했다”며 “정말 짧은 순간이었다”고 돌아봤다.
미국 연방항공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께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로널드 레이건 공항 33번 활주로에 착륙을 시도하던 아메리칸 항공 여객기가 미 육군 블랙호크 헬리콥터와 공중에서 충돌했다.
해당 여객기는 아메리칸 항공 5342편으로 캔자스주 위치토에서 출발했고 승무원 4명과 승객 60명이 탑승했다. 미 육군 헬리콥터에는 3명의 군인이 타고 있었다.
여객기는 충돌 후 강으로 추락한 것으로 보이는데, 구조당국이 포토맥강에서 수색 및 구조작업을 진행 중이다.
AP통신에 따르면 착륙에 앞서 공항 관제사는 여객기에 비교적 거리가 짧은 33번 활주로에 착륙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고, 여객기 파일럿은 가능하다고 답했다. 이후 33번 활주로 착륙 절차가 진행됐다.
충돌 약 30초전 관제사는 블랙호크에 착륙하려는 비행기가 보이느냐 물었고, 여객기 뒤를 통과하라는 무전을 재차 보냈다고 한다. 하지만 잠시 후 여객기와 헬리콥터가 충돌했다.
해당 헬리콥터는 비행 훈련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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