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 지위남용, 외국 정보기관 요원 활동 혐의 유죄 처음
판사 “의원으로서 길을 잃어, 유권자 배신하면 처벌 받아야”
메넨데스 낙마로 앤디 김 첫 한인 연방상원의원 당선
밥 메넨데스 전 상원의원(민주·뉴욕)이 29일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금괴와 고급 승용차 등 뇌물을 받은 혐의로 11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미 상원의원이 자신의 지위를 남용한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상원의원이 공직에 있는 동안 외국 정보기관 요원으로 일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것도 최초의 사례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는 29일 전했다.
지난해 7월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 배심원단은 뇌물 수수, 강탈 등 16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메넨데스 당시 의원에게 유죄라고 평결했다.
메넨데스는 2023년 9월 권한을 이용해 이집트 정부의 무기 거래를 돕고 기업인에 대한 수사를 방해한 대가로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기소 과정에선 지역구 기업인 등으로부터 받은 48만 달러 상당의 현금과 15만 달러 상당의 금괴 등이 자택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그는 상원외교관계위원장 등을 맡은 거물 정치인이었으나 기소 후 의원직을 사임했다.
시드니 스타인 뉴욕연방법원 판사는 29일 선고 전 “메넨데스가 의원 경력의 어느 시점에서 길을 잃었다”며 “대중은 뇌물과 사기를 저지르고 뉴저지 유권자들을 배신해도 처벌받지 않는다고 믿게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메넨데스에게 6월 6일 교도소에 출두하라고 명령했다.
메넨데스는 눈물로 점철된 12분간의 진술에서 “실수와 나쁜 결정도 있었지만 반세기 동안 공직에 있으면서 나쁜 일보다 좋은 일을 훨씬 더 많이 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고 WSJ은 전했다.
메넨데스 전 의원측은 항소할 계획이다.
검찰은 메넨데스 전 의원의 범죄가 미국의 외교 관계와 법 집행에 대한 권력을 타락시키려는 노골적인 시도였다며 최소 15년의 징역형을 선고해 줄 것을 요청했다.
검찰은 메넨데스가 금괴와 고급 메르세데스-벤츠 컨버터블을 포함한 뇌물을 받은 대가로 이집트가 뉴저지 사업가에게 부여한 할랄 육류 독점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도록 연방 기관에 압력을 가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또한 뉴저지에서 형사 소송을 중단하고 수억 달러의 미국 원조를 얻기 위한 카이로의 노력을 지원했다고 검찰은 주장했다.
검사인 폴 몬텔레오니는 “그는 인생에서 많은 좋은 일을 했지만 궁극적으로는 자신이 휘두르는 권력은 자신에게 속한다고 믿었다”고 말했다.
쿠바 이민자의 아들인 메넨데스는 뉴저지주 유니언 시티에서 자랐다. 그는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18년간 미국 상원에서 재직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사업가 중 한 명이 유죄를 인정하고 재판에서 메넨데스에 대해 증언했습니다. 판사는 수요일에 이집트계 미국인 사업가 와엘 하나에게 8년, 뉴저지 부동산 개발자 프레드 다이비스에게는 7년형이 선고됐다.
2023년 메넨데스 전 의원과 함께 기소됐으나 유방암 치료를 받았던 부인 나딘 메넨데스 재판은 3월에 시작된다.
나딘의 변호사는 친구와 사업가 사이에서 금을 포함한 선물을 교환하는 것이 그녀 가족의 레바논과 아르메니아 문화권에서는 일반적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메넨데스 전 의원이 부패 혐의로 의원직을 사퇴하고 유죄 평결을 받아 불출마하면서 지난해 11월 상원의원 선거에서 앤디 김이 뉴욕주에서 첫 한국계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