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특히 노벨평화상 수상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자 정상회담에서 그에게 ‘노벨평화상 추천서’를 선물로 제공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7일 백악관 블루룸 만찬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받을 만하다는 취지의 ‘아첨’ 발언을 한 뒤 노벨 평화상 추천서를 건넸다.
네타냐후 총리는 “마땅히 받아야 할 상”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직접 들으니 더욱 의미있다”며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이에 앞서 파키스탄은 지난달 21일 트럼프 대통령이 인도와의 분쟁 종식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며 2026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한다고 X(옛 트위터)에 올렸으나 이튿날 미국이 이란 핵시설을 폭격하자 하루만에 취소하는 해프닝을 빚었다.
뉴욕타임스(NYT)는 8일 “환심을 사려는 이러한 노력은 세계 여러 지도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이러한 친분이 자국에 실질적인 이익으로 이어지는지 확실하지 않더라도 그를 관리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전했다.
NYT는 마크 커니 캐나다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을 한때 ‘괴롭힘꾼’이라고 불렀지만 그의 리더십을 극찬한 것이나 마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이 트럼프에게 “이란에서의 단호한 행동은 정말 대단했다”고 개인 문자를 보낸 것도 예로 들었다. 트럼프는 뤼터 총장의 문자를 공개했다.
2월 백악관에서 격렬한 말다툼을 했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후에는 악화된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트럼프에 대한 태도를 바꿨다.
지난달 25일 젤렌스키 대통령은 NATO 정상회담이 열린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을 때 백악관 설전 당시의 군복이 아닌 정장 차림의 양복을 입은 것도 주목을 받았다.
7일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일부 무기 공급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영국 러프버러대 현대정치사 샘 에드워즈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외교를 재편했다고 말했다.
에드워즈 교수는 “우리는 종종 외교를 기관들간의 광범위한 노력으로 생각하지만 사람들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선물을 가지고 와서 경의를 표하면서 상대방의 존경과지지 그리고 호의를 얻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일부 분석가들은 공개적으로 존경을 표하면서 ‘사람을 가지고 놀려고(playing the man)’ 하는 것은 항상 효과적인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특히 트럼프처럼 의사 결정이 종종 변덕스러운 지도자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네타냐후 총리는 7일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 이 순간에도 한 나라, 한 지역에서 평화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가자전쟁 휴전 협상을 두고 양측의 이견은 좁혀지지 않았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전직 외교관이자 옥스퍼드대 외교학 프로그램 책임자인 욜란다 스파이스는 아첨이 오랫동안 외교의 기술에 내재되어 왔다고 말했다.
스파이스는 “외교라는 직업의 핵심 가치 중 하나는 아무도 지켜보지 않는 곳에서 모든 힘든 일을 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이제 정말 조심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트럼프에게 보내는 모든 것은 공개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아첨을 통한 외교도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고 그는 말했다.
K-News LA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