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의 야망이 관세 압력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동맹국들과 협상이 무산돼 좌초 위기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4일 분석했다.
일본과 한국이 무역 협상에서 파이프라인 사업 공약을 협정속에 묶으려는 미국의 압력에 저항했다고 FT는 전했다.
트럼프, 일본과 협상에서 LNG 포함 부각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과의 무역 협상에서 관세와 투자 약속 외에도 알래스카 LNG 합작 투자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혀 주목을 받았다.
이는 미국이 꿈꿔왔던 것으로 알래스카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약 1280km 파이프라인을 포함한 LNG 프로젝트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보였다.
분석가들은 이 프로젝트에 600억 달러 이상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미국은 알래스카 북부 가스전과 남부 니키스키항을 연결하는 파이프라인이 태평양 동맹국들에 대한 공급을 촉진할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미국은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와 3위 LNG 수입국 일본과 한국에 이 계획을 지지하도록 관세 협상에서 압박했다.
日, 의향뿐 구체적인 약속 없어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회의적인 아시아 국가들을 설득하는데 어려움을 겪었고 공무원, 전문가, 에너지 산업체 임원들은 재정적 실행 가능성에 의구심을 품었다고 FT는 전했다.
워싱턴에 본사를 둔 컨설팅 회사 ‘라피단 에너지 그룹’은 6월 이 프로젝트를 “정치가 상업적 논리보다 우선하는 투기적 투자”라고 표현했다.
아직 아시아 기업은 이 프로젝트에 자본 투자를 하지 않았고, 일본과 한국의 가스 구매자들은 무역 협정에도 불구하고 가스를 구매하겠다는 비구속적 의향서에 서명조차 하지 않았다고 FT는 강조했다.
세계 최대 천연가스 구매업체 JERA의 저탄소 연료 책임자 료스케 쓰가루는 “일본 관리들이 트럼프에게 ‘약간의 설탕’을 주고 싶어서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를 ‘공정하고 합리적인 방식’으로 고려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쓰가루는 “일반적으로 일본 정부는 그런 말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알래스카 LNG 파이프라인 프로젝트는 일본까지의 운송 기간을 35일에서 8일로 단축해 좋은 생각”이라면서도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상세한 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일 무역 협상에 직접 관여한 한 관계자는 백악관이 “미일 양국이 알래스카 LNG에 대한 새로운 구매 계약을 모색하고 있다”만 밝혔다.
이는 트럼프가 자랑했던 ‘합작 투자’와는 크게 다르다고 쓰가루는 지적했다.
일본은 공식적으로 ‘알래스카 LNG 검토에 합의했다’는 것이다.
韓, 4년간 美 LNG에 1000억 달러를 투자…알래스카는 약속없어
익명을 조건으로 한 한국 관계자는 한국 역시 프로젝트, 특히 파이프라인 건설의 경제적 타당성에 큰 의구심을 품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개별 기업들은 건설 파트너로서 참여하기를 원했다.
한국은 미국과 무역 협정에서 4년간 미국산 LNG에 10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합의했지만 알래스카 LNG에 대해서는 어떠한 약속도 한 적이 없다고 명확히 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은 비용에 대한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며 “미국의 압력이 없었다면 한국의 가스 구매자들은 이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것을 절대 고려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1960년대부터 추진한 알래스카의 LNG 프로젝트
알래스카는 1960년대 후반부터 아시아로 LNG를 운송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남부 가스전이 고갈되면서 북극권 북쪽 가스전에서 남쪽 액화 플랜트로 가스를 수송하는 방법을 모색해 왔다.
2016년 미국의 엑슨 모빌과 코노코 필립스가 손을 뗀 후 방치되어 왔다.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이 베이징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났을 때 국유기업 3곳과 공동 개발을 위한 비구속적 협정에 서명했지만 결실을 맺지 못했다.
트럼프 3월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일본, 한국 등이 이 프로젝트에 각각 수조 달러를 투자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워싱턴 ‘전략 및 국제연구 센터(CSIS)’의 에너지 안보 수석 연구원 제인 나카노는 “북극 지역에 대한 러시아와 중국의 관심이 커짐에 따라 알래스카의 경제적 회복력을 강화하는 것이 미국의 핵심 목표가 됐다”고 말했다.
대만의 국영 에너지 회사 CPC는 3월 알래스카 주지사 마이크 던리비는 대만 방문 이후 연간 600만t을 구매하는 비구속적 의향서에 서명했다.
태국 국영 석유·가스 회사 PTT도 6월 200만t 규모의 구매의향서를 체결했다.
에너지 분석가 “알래스카 LNG 실현 가능성 회의적”
많은 에너지 분석가들은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실현이 회의적이라고 FT는 전했다.
에너지 컨설팅 회사인 라피단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의 두 번째 단계(이산화탄소 제거를 위한 가스 처리 시설, LNG 수출 시설 및 관련 파이프라인)의 비용은 6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10년 전 처음 예측했던 330억 달러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여기에는 1단계인 800마일 길이의 파이프라인 비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 파이프라인의 비용은 이전에 108억 달러로 예측되었지만 라피단은 공사 기간이 길어지고 환경적 법적 문제의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라피단의 분석가인 알렉스 먼튼은 “트럼프 행정부가 ‘에너지 우위’라는 의제와 양자 무역 협상의 가능한 조건으로 이 프로젝트를 공공연히 이용해 이러한 위험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알래스카 LNG의 주요 개발사인 글렌파른 그룹의 최고경영자(CEO) 브렌던 듀발은 이 프로젝트의 최신 비용 추산치를 공개하지 않았다.
그는 이 프로젝트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은 알래스카 국경 인근의 LNG 캐나다 프로젝트와의 비교가 잘못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악의 결과는 우리가 모든 것을 다른 국가와 해외 구매자에게 팔아버려 한국과 일본에게 남는 게 아무것도 없게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K-News LA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