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은 7일(현지 시간) “러시아 대통령이 최근 ‘러시아군이 발을 내딛는 곳은 어디든 러시아’라는 극단적 주장을 내세웠음에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크렘린을 설득해 전쟁을 중단시킬 수 있다는 생각에 집착하는 듯하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정치 분석가 타티아나 스타노바야도 영국 BBC에 “모스크바가 양보와 진지한 협상에 열려 있다는 인상을 주려고 할 수 있지만, ‘키이우의 항복’을 원한다는 핵심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진단했다.
우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서방의 요구대로 현 시점에서 전면 휴전을 수용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CNN은 “푸틴 대통령이 전선을 그대로 유지하는 휴전에 동의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최전방의 점진적 성과를 전략적 우위로 전환하는 진전이 정점에 도달한 지금, 크렘린은 이것을 멈출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 6월 미국과 우크라이나에 보낸 ‘평화 각서’를 통해 국제사회가 우크라이나 동부 4개 지역(도네츠크·루한스크·자포리자·헤르손)과 크름반도를 러시아 영토로 공식 인정할 것을 요구했다.
최근 보도를 종합하면 러시아군은 동부 4개 지역뿐 아니라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등 우크라이나 중부 지역과 수미·하르키우 등 북부 지역에서도 점령지를 조금씩 넓히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 같은 공세를 2~3개월 더 지속하면 상당한 영토를 추가 확보할 수 있다고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중국과 인도에 대한 세컨더리 제재 위협조차 남은 여름 동안 푸틴 대통령의 군사적 계산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며 “푸틴은 적어도 10월까지는 싸우고 싶어한다”고 전망했다.
푸틴 대통령 입장에서는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최소 2~3개월의 시간을 번 뒤 이르면 가을께 본격적 종전 협상을 개시하는 게 최선이라는 것이다.
러시아는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과 유럽이 즉시 휴전 수용을 압박했을 때도 ‘에너지 인프라 30일 휴전’ 등으로 시간을 끌며 휴전을 끝내 무산시킨 바 있다.
이에 이번 정상회담 역시 후방을 향한 드론·미사일 공습을 멈추는 ‘공중 휴전’ 등 제한적 합의로 마무리되고, 전방의 지상전은 계속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악의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정상회담 이후 전쟁에서 손을 떼고 우크라이나가 고립돼 붕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외신은 우려했다.
CNN은 “돈바스와 키이우 사이 평원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서서히 패주하고, 젤렌스키 대통령이 더 광범위한 동원에 나서면 키이우의 위기는 정치적 재앙으로 번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럽 강대국들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싸우는 것이 유럽연합(EU) 내에서 싸우는 것보다 낫다고 판단하지만, 궁극적으로 우크라이나 내 영토 분쟁에 참여할 정치적 권리가 없다”며 “이것은 유럽의 악몽이자 주권 우크라이나의 종말을 의미한다”고 했다.
K-News LA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