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에서 백인 학살이 자행되고 있다는 주장을 되풀이하며, 남아공에서 열리는 올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불참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G20이 남아공에서 개최되는 것은 완전히 수치스러운 일이다”며 “아프리카너(독일 정착민과 프랑스·독일 이민자들의 후손)들이 살해되고 학살당하고 있으며, 그들의 땅과 농장은 불법 압류되고 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러한 인권침해가 계속되는 동안에는 어떠한 미국 정부 관료도 (남아공 G20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20206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개최되는 G20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아프리카너는 17세기 유럽에서 남아공으로 넘어온 백인 정착민들의 후손을 일컫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이 남아공에서 박해받고 있다는 주장을 반복해왔고, 강경한 이민정책을 표방하면서 이들에게는 난민 지위를 적극 부여해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믿음과 달리 남아공에서 백인 학살이나 불법 압류가 자행된다는 주장은 진실과 거리가 먼 음모론이란게 중론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을 백악관으로 불러들여 정상회담을 진행하면서, 기습적으로 이러한 주장을 펼치고 관련 영상까지 상영했다. 정상회담에서 음모론을 공공연히 제기한 것인데, 이는 외교참사 사례로 전세계적으로 회자되고 있다.
남아공 정상회담 이후 미국 언론에선 백인 학살론이 가짜뉴스에 가깝다는 팩트체크가 이어졌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믿음은 그대로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실체가 없는 백인 학살 중단을 요구조건으로 내건 만큼 올해 G20에는 불참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올해 G20 정상회의는 오는 22~23일 남아공 수도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