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3일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패배해 민주당에 의회 주도권을 넘겨줄 경우 모든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선언했다.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더라도 대통령의 거부권을 무기로 입법을 봉쇄하고 협상 주도권을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공화당의 승리를 자신하면서도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할 경우에 대비한 대응 방안을 공개했다.
워싱턴이그재미너와 CNN이 공개한 발언에 따르면 트럼프는 “나는 모든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다. 그러면 민주당이 찾아와 협상을 원할 것이고, 결국 합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민주당이 의회 다수당이 되더라도 대통령의 거부권을 이용해 정책 결정의 최종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트럼프는 앞서 9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도 민주당이 의회를 탈환하면 자신이 입법을 막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을 다시 통과시키려면 하원과 상원에서 각각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민주당이 단순 과반 의석을 확보하더라도 공화당의 상당한 협조 없이는 대통령의 거부권을 무력화하기 어렵다.
로이터통신은 19일 중간선거 전망 분석에서 민주당의 하원 탈환 가능성이 높은 반면 상원은 불확실하다고 평가했다. 민주당이 양원을 모두 장악하면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조사와 예산 통제, 인사 견제가 강화될 수 있지만 대통령의 거부권 때문에 주요 입법은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
민주당도 의회 탈환 이후를 준비하고 있다.
알자지라의 20일 보도에 따르면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트럼프 행정부의 의료지원 예산 삭감과 관세정책을 되돌리고, 이란 전쟁과 관련한 대통령의 군사권한을 제한하는 내용을 포함한 집권 100일 입법 구상을 마련하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추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지만 지도부는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확정하지 않았다.
트럼프는 지난해 12월에도 초당적 지지를 받아 의회를 통과한 법안 2건에 거부권을 행사한 전례가 있다.
결국 이번 중간선거는 단순한 의회 다수당 교체를 넘어 트럼프 대통령의 남은 임기 2년 동안 워싱턴의 권력 구도를 결정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민주당이 의회를 탈환하고 트럼프가 예고한 대로 거부권을 전면적으로 활용한다면, 2027년부터 주요 법안과 연방 예산을 둘러싼 백악관과 의회의 장기 대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보도 근거: 워싱턴이그재미너(10월 23일), CNN 방송 발언록(10월 23일), 로이터통신(10월 19일), 알자지라(10월 20일), 악시오스(9월 10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