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국가 카타르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최대 수혜국으로 떠올랐다고 포춘,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카타르산 천연가스가, 러시아산 의존도가 높았던 유럽의 대체재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 전체 천연가스 수입의 40%를 러시아산으로 충당했다. 그러나 침공 이후 가해진 각종 제재와 러시아산 에너지 금수 조치 등에 따라 이러한 무역관계를 유지할 수 없게 됐다. 이에 유럽 국가들은 수개월째 러시아가 아닌 대체 국가를 찾고 있는 상황이다.
EU는 앞서 미국산 천연가스 수입을 늘리기 위한 장기 계약을 체결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러시아산 가스 수입량을 대체하기에는 미국산 천연가스를 들여올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이다.
유럽은 카타르를 포함한 러시아산 이외의 국가들로부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늘리려 하고 있다. 러시아에서 수입할 때는 송유관을 통해 수입했지만 다른 나라들의 경우 그렇지 않기 때문에 선박에 실을 수 있는 LNG 형태로 수입하는 것이다. 이는 송유관을 이용했을 때보다 더 비싸지만 운송이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카타르는 천연가스 수출국 2위를 차지하고 있다. 1위는 호주, 3위는 미국, 4위는 말레이시아지만 유럽과 가장 가까운 나라는 카타르다.
또 카타르는 지난 2019년, 오는 2027년까지 LNG 수출을 64%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카타르가 미국 및 호주를 포함한 다른 주요 LNG 생산국들과 경쟁하려는 노력에 힘입어 나온 계획이다.
이에 늘어나는 천연가스 수요에 대응하고자 생산 및 기반시설 증대에 대한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일례로 카타르 최대 국영 가스업체는 이달 세계 최대 천연가스 매장지 중 하나인 노스필드에서의 생산량을 대폭 확대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확장으로 카타르는 LNG 생산능력을 지난해 7700만t에서 연간 1억1000만t까지 늘릴 수 있게 됐다.
EU는 침공 직전인 지난 2월부터 카타르에 LNG 추가 수입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 여름 그리스와 불가리아 사이 국경에 새로운 유럽 가스관이 개통되면 카타르의 LNG 유럽 수송이 보다 수월해질 전망이다.
현재 카타르의 LNG 수출량의 80%는 아시아로 향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인도, 중국, 일본이 주요 구매층이다.
세계 LNG 시장은 2027년까지 660억 달러 이상의 가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포춘은 카타르가 자국의 생산 능력 확대, 아시아 시장에서의 수요 증가, 대체재 마련이 필요한 유럽 상황 등에 힘입어 향후 몇 년 동안 엄청난 횡재를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모건스탠리는 유럽의 천연가스 수입처가 러시아에서 카타르로 바뀐다면 이를 통해 카타르가 엄청난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