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벽 가장자리에 위태롭게 매달려 화제가 됐던 영국의 한 주택이 결국 철거되게 됐다. 이 주택은 최근 몇 달 동안 폭우로 인해 절벽이 바다로 무너지면서 붕괴 직전에 몰렸다.
7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잉글랜드 동부 노퍽주의 해안 지역인 트리밍햄(Trimingham)에 위치한 주택의 최신 소식을 전했다. 이 주택은 절벽 끝에 매달린 집으로 유명해져 이미 여러 차례 외신에 보도된 바 있다.
18세기에 지어진 이 주택은 산사태로 땅이 무너지며 절벽 가장자리에 위치하게 됐다. 최근엔 폭우가 이어지며 붕괴 위험이 더욱 높아졌다.
현지 언론이 공개한 비교 영상 속에선 그 피해가 더욱 선명히 보였다.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어우러지던 이 주택은 고작 몇 달 만에 처참한 모습으로 변했다. 지난달 공개된 영상에선 해안선 주변 절벽이 순식간에 바다로 떨어져 주택만 덩그러니 남은 모습이었다.
불과 5년 전 경매에서 13만2천파운드(약 2억 2천만원)에 해당 주택을 구입한 소유주는 집을 지키길 원했지만, 당장이라도 무너질 위기에 처하자 결국 떠날 수밖에 없었다. 지역 의회는 이 주택을 안전하게 철거하기 위해 전문 업자와 계약했다고 전했다.
최근 폭우로 인해 더 많은 침식이 발생하면서 지반에 균열이 생겨 주변 건물도 언제든지 무너질 수 있는 상황이다. 건물 전체가 해변으로 무너지면 잔해가 광범위로 퍼질 위험도 존재한다.
이러한 주택 붕괴 위험에도 불구하고 철거되는 주택과 몇 미터 떨어지지 않은 곳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여기는 내 집이다. 관에 실려 나가는 것만이 나를 이곳에서 벗어나게 하는 방법이다”라며 거주지를 떠나지 않겠다고 고집하고 있다.
노퍽 해안 지역인 트리밍햄은 부드러운 모래 절벽에 부딪히는 파도의 공격으로 침식률이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이 지역에서 해안 침식에 따른 피해는 해마다 되풀이되고 있다. 벌써 주택 여러 채가 철거됐고, 절벽 붕괴 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인근에 있던 군사시설도 이전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