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에서 중국과 대만 외교관들 사이에서 폭력사태가 발생해 대만 외교관이 머리에 중상을 입었다. 이번 사건은 최근 대만과 중국 고조되고 있는 양안 사이의 긴장 관계를 다시 한 번 부각시키고 있다.
중국과 대만 정부는 지난 18일 격앙된 성명을 발표했다. 지난 8일 피지의 수도 수바의 한 호텔에서 열린 대만 국경일 기념 리셉션에서 서로의 외교관들이 피지에 본부를 둔 직원들을 공격했다는 것이다.
대만 외교부는 중국 대사관 직원 2명이 초대받지 않은 채 그랜드 퍼시픽 호텔에 도착해 피지 장관, 외교관, NGO 대표, 피지 화교 커뮤니티 회원 등이 참석자들을 촬영하려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행사는 타이페이무역사무소가 대만 국경일을 경축하기 위해 마련한 행사였다.
이날 행사에서 타이베이무역사무소의 제시카 리 대표가 피지와의 농업, 의료 협력을 강조하는 연설을 했다.
그러나 행사 도중 소란이 발생했다.
대만 관계자들과 중국 외교관들이 물리적인 충돌을 빚은 것이다.
2명의 중국 외교관들이 초청장 없이 행사장에 들어와 참석자들의 사진을 찍으려 한 것.
그러자 대만측 관계자가 나가줄 것을 요구했으나 이를 거부해 충돌이 빚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후 중국 대사관 관계자 2명이 대만 관계자를 폭행, 머리에 부상을 입은 이 대만 남성은 수바의 평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고 아시아퍼시픽 리포트지가 보도했다.
가해자로 알려진 중국 대사관 관졔자들은 이 사건에 대해 외교관 면책특권을 주장하고 있으나 피지 정부가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어 중국 대사관 관계자들이 처벌을 받게 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에 대한 면책특권(persona non grata)인정 여부 권한은 피지 정부에게 있다.
이 사건 발생 6일전인 지난 2일 중국 대사관은 지오지 콘로테 피지 대통령 등 피지 정부 고위 관계자들을 대사관저로 초청해 중국 건국일 기념행사를 개최했었다.
피지와 중국은 최근 급속도로가 관계가 밀접해졌다.
지난해 중국정부가 피지 주재 대만무역대표부의 명칭을 “Trade Mission of the Republic of China”에서 the “Taipei Trade Office”로 변경해야 한다고 피지 정부에 강력히 요구해 관철시킨 바 있다.
<김치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