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국방부 장관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 가족과의 휴가를 중단하고 하루 만에 복귀했다.
13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벤 월리스 영국 국방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12일 이른 아침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귀국했다”며 “악화하고 있는 우크라 상황에 대한 우려 때문에 가족과 예정했던 긴 주말 연휴 해외 휴가 일정을 취소하고 복귀한다”고 밝혔다.
영국 국방부 고위 소식통도 “(우크라이나) 상황이 악화하면서 (월리스) 장관이 자녀들과 함께 계획했던 휴가 일정을 단축했다”고 확인했다.
월리스 장관은 유럽 휴양지에서 가족과 함께 휴가를 보내고 있는 것이 언론에 포착됐으나, 우크라 상황 악화에 하루 만에 복귀했다. 그는 모스크바에서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과 회담한 뒤 12일 일찍 귀국했으며, 방학을 맞아 아내 및 자녀와 유럽의 미공개 지역으로 휴가를 떠났었다.
그는 이날 영국 선데이타임스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우크라를 침공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진단했다.
특히 1938년 체결한 ‘뮌헨 협정’을 언급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탱크 스위치를 끄고 우리 모두 집으로 돌아갈 수도 있지만 ‘뮌헨 협정’ 당시의 조짐이 느껴진다”고 경고했다.
뮌헨 협정은 1938년 9월 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 등 4개국 정상이 독일 뮌헨에서 체결한 것으로, 독일인 거주 지역인 체코의 주데텐란트를 독일에 넘기는 대신 체코 국경을 보장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아돌프 히틀러는 이 협정을 무시하고 이듬해 체코를 병합한 데 이어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다.
월리스 장관은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이 침략 결정을 하면 러시아 국경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군 배치 증가와 회원국들의 국방비 지출 확대를 목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유럽 내 전쟁은 중국의 이익에도 배치된다고 주장하면서 러시아에 중국에 의지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미국은 러시아가 오는 16일 우크라를 침공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백악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은 오는 20일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폐막하기 전에도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영국 외교 소식통은 “우리는 미국과 정보를 공유하는 관계이고 상황이 위중하다는 점에 동의한다”고 말했다고 선데이 타임스는 전했다.
이에 대해 우크라는 서방이 오히려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토로했다. 러시아는 미국이 날짜를 적시해 ‘가짜 정보’를 유포하고 있다고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