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이 9일 전승절(제2차 세계대전 승리 기념일)을 맞아 사실상 장악한 마리우폴에서 열병식을 준비 중이라고 우크라이나 당국이 주장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기관과 이 같이 언급하며 러시아군이 마리우폴 극장을 포함한 도시 중심지에서 잔해나 시신, 무기 등을 서둘러 치우고 있다고 밝혔다.
마리우폴 시당국도 러시아군이 퍼레이드에 대비해 극장 등 도심에서 잔해를 계속 철거하고 있다며 현지 주민도 동원됐다고 말했다.
전날 마리우폴 나우 텔레그램 채널에 올라온 영상에는 극장 밖 버려진 자동차와 건물 자재, 청소부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거의 13분 분량의 영상에는 불도저가 잔해들을 쓰레기 트럭으로 옮기고 굴착기가 잔해를 뒤지는 장면이 보인다.
해당 극장은 지난 3월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수백명의 희생자가 나온 곳이다. AP통신은 해당 참사로 인한 사망자가 당초 지방정부 추정치의 2배 수준인 6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마리우폴은 지난 2월 24일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우크라이나의 격렬한 저항의 상징이 됐다. 이를 점령하면 러시아는 2014년에 병합한 크름(림) 반도와 우크라이나 동부에 친러 분리주의 세력이 세운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 사이에 육교를 만들 수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아조우스탈 제철소를 러시아에 맞선 최후의 항전 근거지로 삼아 저항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