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가 하르키우 등 러시아 점령 자국 영토를 탈환하면서 조 바이든 행정부가 그동안 거부했던 장거리 미사일 시스템 등 더 많은 주요 무기들을 미국과 동맹국들에게 요청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가 12일 보도했다.
WSJ가 확인한 미 의원들간 공유 문서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부는 오는 2023년까지 러시아군을 공격하는데 필요한 29가지 유형의 무기시스템과 탄약을 요구하고 있다.
그 중에는 사거리가 약 306㎞에 달하는 장거리 지대지미사일 ATACMS가 포함돼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우크라이나에 150억 달러 이상의 무기 등 안보 패키지를 지원하면서도 이 시스템 제공은 거부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토를 공격하고 서방과의 갈등을 확대시키는 데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또 탱크, 무인항공기, 포병 시스템도 포함돼 있으며, 하푼 대함 미사일, 그리고 올해초부터 지원하기 시작한 2000발의 미사일을 쏠 수 있는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역시 포함돼 있다.
이 같은 요청은 우크라이나 군 고위 인사들이 자국에 ATACMS와 같은 장거리 미사일 시스템이 있으면 전쟁의 전환점이 올 수 있다고 주장한 이후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에 대해 워싱턴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관과 미 백악관은 논평에 응하지 않았다고 WSJ는 전했다.
다만 미 국무부 고위 관리는 지난주 발표한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 지원 패키지를 언급하면서, 미국은 “(우크라이나군이) 전쟁터에서 성공하는 데 필요한 지원을 계속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국방부 고위 관리는 우크라이나에 탱크를 보내는 것과 관련해서도 미국은 “현 시점에서 중·장기적으로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지난 9일 바이든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ATACMS 제공을 꺼리는 이유에 대해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러시아군을 물리치는데 필요한 것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그것은 단 하나의 특정 무기나 무기 시스템에 관한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2일 영상 메시지를 통해 “9월 초부터 오늘까지 우리 군은 남부와 동부의 우크라이나 영토 6000㎢ 이상을 해방시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