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싱턴포스트(WP)는 7일 공화당의 승리가 유력한 중간 선거가 우크라이나에게는 큰 걱정거리라고 보도했다.
공화당의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은 “공화당이 승리하면 우크라이나에는 한 푼도 없다”고 말했다. 그 말이 조만간 사실이 될 수도 있을 법하다. 미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승리가 유력해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 입장이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린 의원은 공화당 내 소수파인 극우 정치인이다. 공화당 전체적으로는 아직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에 대한 통일된 입장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미치 맥코넬 의원은 반대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늘리고 서두르라고 촉구해왔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걱정이 클 수밖에 없다. 선거를 앞두고 공화당 의원과 후보들은 우크라이나 지원금 삭감 필요성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케빈 매카시 하원 원내대표가 “사람들이 우리가 우크라이나를 충분히 지원했다고 생각할 때가 올 것이다. 유럽이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공화당의 이 같은 분위기는 얼마 전까지의 공화당 입장에서 달라진 것이다. 공화당은 군사 지출 증액과 강경 외교 정책을 지지해온 정당이다. 여전히 많은 대목에서 이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 문제는 별 개로 취급된다. 바이든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제한적인 지원에 적극적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승패가 민주주의, 자유주의 세계 질서의 미래를 좌우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한편 민주당 내에서도 일부 진보파 소수 의원들이 일시적으로 소동을 일으켰다. 바이든 정부에 서한을 보내 우크라이나 지원과 함께 협상에 의한 전쟁 종식을 모색하도록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가 취소한 것이다. 미 정부는 실제로 조용히 우크라이나가 협상 배제 입장을 바꾸도록 압박해왔다. 그러나 이들의 서한이 민주당 다른 의원들의 반발을 사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길 원하는 공화당과 같은 입장인 것으로 비쳐진다는 이상한 이유를 들어 취소했다.
공화 “중간선거 승리하면 우크라 지원 축소할 것”
민주당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복귀하면 워싱턴의 기류가 바뀔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크리스 머피 민주당 하원의원은 “트럼프가 우크라이나 지원을 뒤집으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크리스 머피 하원의원은 “하원에서 공화당이 다수가 되면 바이든 대통령이 하는 일이라면 무조건 반대하기 때문에 큰 위기가 닥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우크라이나는 많은 고초를 겪었다. 트럼프 세력은 러시아와 반목하는 우크라이나 정부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의 많은 사람들이 앞날을 걱정한다.
한 우크라이나 고위당국자는 “미 중간선거가 겨울을 앞두고 걱정 요인 중 하나다. 러시아가 새 의회에 힘을 받을 것이고 유럽국들을 에너지로 압박하고 있다. 우리가 공격을 서두르는 이유”라고 말했다.
유럽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영국 하원 국방위원장 토비아스 엘우즈 의원은 “푸틴의 손에 놀아날 수 있다. 미국이 물러나면 푸틴은 패배의 문턱에서 승리를 움켜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에서도 이런 기대가 크다. 러시아 정치학자 세르게이 수다코프는 지난 주 TV에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를 강조해온 트럼프 세력이 ‘미국의 이익을 내세워 바이든의 사익과 배후 조종자들이 이익을 도모하는데 왜 우리가 돈을 대야 하나’라고 말할 것이다. 공화당이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