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규모 7.8의 대지진이 발생해 3만 60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이번 재앙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부상을 입고 살 곳도 잃었다.
13일(현지시간) CNN의 보도에 따르면 전 세계를 울렸던 딸의 손을 놓지 못하는 한 아버지의 사진만큼 이번 참상을 적나라하게 포착한 것은 없었다.
지진의 진앙지 근처인 튀르키예 남부 카흐라만마라슈에서 촬영된 사진 속 남성 메수트 한제르는 잔해에 깔린 딸 이르마크의 손을 잡고 있었다. 그는 딸이 탈출할 새도 없이 지진이 발생한 순간 사망했다고 전했다.
CNN과의 인터뷰에서 한제르는 지진이 강타한 당시 딸이 할머니를 방문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르마크의 시신을 잔해 더미에서 빼기 위해 3일을 보냈다고 말했다.
한제르는 “끔찍했다. 소식을 듣자마자 그곳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맨손으로 딸을 끌어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딸을 구할 수 없었다”며 “아이를 잃는 것은 부모나 형제자매를 잃는 것과 차원이 다른 절망감이 느껴진다”고 전했다.
그는 딸이 큰 대들보 아래 깔려 희망이 없었다며 지진이 발생했을 때 바로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고 말했다.
한제르는 딸의 시신을 빼기 위해서 노력하는 동안 많은 사람들이 잔해 아래 깔려 있었기 때문에 아무에게도 도움을 요청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튀르키예 재난관리국(AFAD)과 이야기를 나눴고 그쪽에서 많은 도움을 줬다. 하지만 그들은 이 지역에 굴착기를 제공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지진은 한제르의 가족들이 딸이 있었던 어머니의 집을 방문했을 때 일어나 한제르는 딸 외에 다른 가족들도 잃었다. 그는 어머니, 두 형, 시누이와 시누이의 딸 등 7명 모두 잔해에 깔렸다고 말했다.
이 뿐만 아니라 그의 집도 심하게 망가져 머물 곳이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양국에서 구조 활동이 계속되고 있지만 지진으로 인한 피해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튀르키예에서는 강진으로 붕괴된 건물이 5700채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