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러시아 성향의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는 6일(현지시각) 자신의 임기 동안 우크라이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절대 가입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피초 총리는 이날 한 방송 토크쇼에서 “내가 슬로바키아 정부 수반으로 있는 한 (집권당인) 스메르당 대표로서 내 통제 하에 있는 의원들에게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 절대 동의하지 말라고 지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것은 최근 나토 수장이 된 마르크 뤼터 사무총장의 입장과 극명하게 대조된다. 뤼터 사무총장은 지난 3일 “우크라이나는 그 어느 때보다 나토 가입에 가까워졌으며, 우리 동맹의 일원이 될 때까지 이 길을 계속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토에 가입하려면 32개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동의해야 한다.
지난해 가을 재선에 성공한 피초 총리의 임기는 2027년 9월까지다.
그는 러우전쟁에서 우크라이나에 물자를 지원하던 이전 내각의 정책을 뒤집고, 또 다른 친러 성향의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 함께 “총알 한 발도 더 보내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폴리티코는 “나토 지도부는 러시아의 추가 침략을 막기 위해 러우전쟁이 끝난 뒤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길 원하지만 피초 총리의 선언은 그 목표를 추구하는데 발생할 수 있는 정치적 어려움을 강조한다”고 지적했다.
피초 총리는 지난 3일 “러시아와 경제 및 기준 관계 회복을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6일 토크쇼 후에도 “초청만 받는다면, 내년 5월 2차 세계대전 종전 80주년을 맞아 모스크바를 방문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1944년 10월6일 슬로바키아와 폴란드 접경 지역 두클라 고개에 옛소련군이 도착한 것을 기념하는 행사에서 “러시아의 희생이 나치의 지배로부터 슬로바키아를 해방시키는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자유는 동방에서 왔다”며 “그 어떤 것도 이 진실을 바꿀 수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