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크렘린궁은 자국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활용해 우크라이나 영토를 공격했다는 주장과 관련해 입을 닫았다.
타스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1일(현지시각) ICBM 발사 문제와 관련해 “군에 직접 문의하기를 추천한다. 현시점에서 이 주제와 관련해 할 말은 없다”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러시아군이 이날 오전 5~7시 우크라이나 드니프로시를 향해 ICBM, Kh-47M2(X-47M2), Kh-101(X-101) 순항미사일을 이용한 공격을 감행했다고 전파했다.
ICBM은 드니프로시에서 1000㎞가량 떨어진 아스트라한 지역에서 발사됐다고 전했다. 다만 구체적인 ICBM 유형은 언급하지 않았다. ICBM은 일반적으로 최대 수천㎞를 사정거리로 두며 필요에 따라 핵탄두를 탑재할 수도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공격에 ICBM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되면 이는 2022년 2월 전쟁이 발발한 뒤로 첫 사례로 기록된다.
아울러 Kh-47M2(X-47M2) 킨잘 탄도미사일은 탐보프 지역에서 미그(MiG)-31K 전투기를 통해 발사됐고, Kh-101(X-101) 순항미사일 7발은 투폴레프(Tu)-95MS 전략폭격기를 활용해 볼고그라드 지역에서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이 중 우크라이나 공군 방공미사일 부대가 Kh-101 미사일 6기를 요격해 파괴했다며 다른 미사일로도 중대한 피해가 보고된 바 없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ICBM 발사 소식을 알린 뒤 러시아 전술항공 활동이 우크라이나 남동부에서 관측된다며 항공무기를 추가로 사용할 가능성을 경고한 상태다.
전날 키이우포스트는 우크라이나 온라인 뉴스를 배포하는 소셜미디어 채널을 통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향해 최대 사거리가 6000㎞에 달하는 RS-26 루베즈 미사일을 포함한 공습을 계획하고 있다는 소식이 돌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총국(GUR)은 관련 내용 중 적어도 일부는 러시아 측 허위 정보라고 반박했다.
전쟁 침공 1000일째인 지난 19일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 브랸스크주 카라체프 소재 무기고에 미국제 에이태큼스(ATACMS·육군전술유도탄체계) 6발을 발사했다. 이튿날에는 영국·프랑스산 스톰 섀도(스칼프) 장거리 순항미사일도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 지역으로 발사했다.
에이태큼스 발사가 이뤄진 지난 1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핵교리 개정안을 승인했다. 새 핵교리에 따라 러시아는 공격자가 핵무기 비(非)보유국이더라도 핵무기 보유국의 참여나 지원이 있는 때에는 이를 ‘공동 공격’으로 간주한다.
이번 공격을 두고 우크라이나가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한 데에 경고성 메시지를 발신하려는 의도일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 같은 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공급하고 본토 공격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서방을 위협하려고 ICBM을 동원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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