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하메네이는 지난 13일 이스라엘의 공습이 시작된 이후 두 차례 영상 메시지를 내보내고 한 차례 X(옛 트위터)를 통한 성명 발표 외에는 일체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5일 하메네이가 1주일 가량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뿐만 아니라 누가 그와 접촉했다는 소식도 전하지 않으면서 정치권 내부 관계자부터 일반 대중까지 모두를 놀라고 불안하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 국영방송의 진행자가 24일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하메네이 집무실 관계자에게 “사람들이 최고 지도자에 대해 매우 걱정하고 있다. 그 분의 안부를 전해줄 수 있냐”고 물었다.
이 진행자는 같은 내용을 묻는 시청자들의 문의가 쏟아진다고도 했다.
하메네이 기록보관소 소장인 메흐디 파자엘리는 자신도 이스라엘과 미국의 폭격 이후 많은 문의를 받았다며 “우리 모두 기도해야 한다”고 모호하게 대답했다.
그는 “최고 지도자를 보호하는 책임을 맡은 사람들이 제 역할을 잘하고 있다”고 전하고 “하느님이 허락하신다면 국민은 지도자 옆에서 승리를 축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NYT는 하메네이는 거의 1주일 동안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소식도 듣지 못한 상황에서 진행자의 안부 문의에 명확한 대답이 아니라고 전했다.
하메네이는 암살을 막기 위해 벙커에 숨어 전자 통신을 끊는 등 은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개발전문 일간지 카네만의 모흐센 칼리페 편집장은 “하메네이가 사망한다면 장례 행렬은 가장 영광스럽고 역사적인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고지도자로서 하메네이는 모든 주요 국가 현안에 대한 최종 결정권을 가지고 있다.
군 최고사령관으로서 카타르 주둔 미군 기지 공격이나 이스라엘과의 휴전처럼 중요한 군사적 결정도 모두 승인한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고위 군지휘관과 정부 관리들은 최근 며칠 동안 하메네이를 만나거나 통화했는지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이 때문에 온갖 추측과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실제로 최근의 중요한 결정에 관여했나. 여전히 매일 국가를 감독하고 있나. 부상을 입거나, 아프거나, 심지어 살아 있나?
정치 분석가 함제 사파비는 이란 보안 당국이 휴전 중에도 이스라엘이 하메네이를 암살하려 할 가능성이 있어 외부와의 접촉을 제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메네이가 원격으로 주요 결정에 참여하고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하메네이 지지자 중 일부는 소셜미디어에 이란이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느끼려면 최고 지도자를 직접 보거나 말을 들어야 한다는 글을 올리고 있다.
한편 NYT는 이란 고위 관리 네 명의 말을 인용해 하메네이 부재 중 정치인과 군 지휘관들이 동맹을 형성하고 권력 다툼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세력은 핵 프로그램, 미국과의 협상, 그리고 이스라엘과의 대치 상황을 어떻게 추진해야 할지에 대해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세력은 온건주의와 외교를 추구하고 있다고 네 명의 관리들은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