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만약 미국 정부가 카리브해에 미 해군을 파견해서 공격해 올 경우에는 헌법에 보장된 공화국 전국 무장동원령을 선포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이 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주 미국 정부가 베네수엘라 해역에 마약 카르텔과의 전쟁을 위해 해군력을 증강하기로 한데 대해서 격앙된 어조로 이런 말을 쏟아냈다.
미국은 수 천명의 병력을 파견하긴 했지만 아직 상륙 작전이나 지상전의 계획은 전혀 밝힌 바가 없다.
하지만 마두로 정부는 이에 대비한다며 해안선을 따라 군대를 배치했고 이웃 콜롬비아와의 국경지대에도 군대를 추가 파견했다. 또 국민들에게도 민병대에 입대할 것을 강권하고 있다.
마두로는 미국의 군사적 움직임과 해군 파견을 ” 노골적이고 부당하며 부도덕하고 완전히 범죄적인 혈전의 위협”이라고 비난하면서 “베네수엘라의 국방을 위해서는 최대한의 군사적 압박에는 최대한의 준비로 대응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미 해군은 현재 이지스 유도미사일 구축함 2척을 카리브해에 주둔시키고 있으며 중남미 해역에도 USS샘슨 구축함과 USS이리 호 순양함을 파견했다. 앞으로도 해군함의 배치를 더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해병대원과 해군 4000여명을 동시에 상륙시킬 수 있는 수륙양용정 2척도 이 번 주에 남미 해역으로 진입할 계획이라고 국방부의 한 소식통이 AP통신에 제보했다. 그는 현재 진행 중인 작전을 공개할 수 없다며 익명을 조건으로 이야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마약 카르텔들이 펜타닐 등 불법 마약을 미국에 들여와 전국 도시에서 끝없이 폭력이 발생한다고 주장하고, 이를 근절하기 위한 해군력 파견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베네수엘라의 이반 길 외무장관은 1일 기자회견에서 유엔 보고서를 인용하면서 미국이 해군을 배치한 중남미 여러 국가들에 대한 파병은 가짜 뉴스에 근거한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실제로 통계상 코카인 생산량의 87%는 콜롬비아에서 생산되어 태평양을 통해 전파되며, 베네수엘라를 통해 나가는 물량은 5%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베네수엘라 외무장관은 트럼프의 주장이 중남미 지역 전체를 위협하고 있다며 베네수엘라에 대한 공격은 중남미 지역의 총체적 불안정과 전쟁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중남미- 카리브해 국가들의 화상 회의에서 ” 미국은 지금 당장 해군 파견을 끝내라고 우리가 요구해야 한다. 주권국가의 국민들을 협박하는 이유는 그 것 말고는 없다”고 밝혔다.
올해 1월에 세번 째 6년 임기를 시작한 마두로 대통령은 자기 정부가 미국과 2개 라인을 통해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는 미 국무부이고 또 하나는 트럼프 대통령의 베네수엘라 특사 리처드 그레넬이다. 마두로는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을 베네수엘라 정부를 무너뜨리기 위해 카리브해 작전을 주동하고 있는 “장군”(warlord)으로 표현했다.
특히 마두로는 1일 기자회견에서 베네수엘라를 향한 미국의 군사작전은 트럼프의 손을 피로 물들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트럼프의 체제 변화 노력은 이제 힘이 다 됐다. 전 세계적으로 실패한 정책이 되었다. 이제 다시 베네수엘라에서 사건을 일으키는 척 해봤자 소용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