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과 이란이 휴전에 접어든 지 5개월이 지났지만, 전쟁이 재발하는 건 시간 문제라는 전문가 지적이 나왔다.
9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란은 미사일 생산을 전면 가동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알리 바에즈 국제위기그룹(ICG) 이란 국장은 “이란은 이스라엘의 어떤 공격에도 대응할 것이며, 이는 6월보다 훨씬 덜 자제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란 관계자들에 따르면 당국은 미사일 공장을 24시간 가동 중으로, 전쟁이 재발할 경우 이스라엘 방어 체계를 압도하기 위해 한 번에 2000발을 발사할 계획이라고 바에즈 국장은 덧붙였다.
이란이 지난 6월 이스라엘과 12일간 충돌했을 당시 발사한 미사일은 500발가량이었다.
현재로선 새로운 공격이 임박했다는 정황은 없다. 다만 바에즈 국장은 “이스라엘은 임무가 미완성됐다고 느끼며, 전쟁 재개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다”며 “이란은 차기전에 대비해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수잔 멀로니 브루킹스연구소 이란 전문가도 “이란은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래 그 어느 때보다 약해졌지만, 무의미할 정도는 아니다”라며 “이란이 약해질수록 걸프 국가들은 절박해진 이란이 더 위험해질 것을 경계해 이란과 가까워지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란은 나탄즈 인근 핵 농축 시설로 알려진 ‘픽액 마운틴’ 건설을 계속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은 6월 공격으로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약화시키긴 했지만, 완전히 파괴하진 않았다고 평가하고 있다.
H.A. 헬리어 미국 진보센터 및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스라엘은 이란 핵 프로그램이 억제되길 원하며, 협상으론 이를 달성할 수 없다고 본다”며 “이스라엘엔 이란을 재차 공격할 의도가 있을 것이며, 특정 선을 넘어서면 다시 공격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란과 미국의 핵 협상도 지난 6월 이후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지난 4일 연설에서 “미국의 오만한 본성은 항복 외엔 어떤 것도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강한 적대감과 불신을 드러냈다.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도 최근 알자지라와 인터뷰에서 미국이 “용납할 수 없고 불가능한 조건을 제시했다”며, 우라늄 농축 활동에 대한 완전하고 검증할 수 있는 중단을 요구했다고 반발했다.
미국과 직접 대화도 거부했다. 단 추가 공격이나 경제적 압박이 없을 것이란 보장과 함께 전쟁 피해에 대한 배상 등을 조건으로 간접 대화를 할 의향은 있다고 열어뒀다.
다만 미국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이어서 양측이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이란 내부적으로도 미국과 타협을 놓고 의견이 갈리고 있다고 한다. 다만 양측 모두 이스라엘과 전쟁 재발은 불가피하다며 “다음 대결을 통해 이란의 약점을 지워버릴 새로운 균형을 이루고자 한다”고 바에즈 국장은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