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미국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형사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소장이 공개를 앞둔 가운데 3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주목할 만한 4대 관전 포인트를 제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혐의가 명시된 공소장은 4일 뉴욕지법 기소인부절차를 통해 공개된다.
트럼프의 실제 혐의는
앨빈 브래그 맨해튼 지검장은 2016년 대선 이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변호사 마이클 코언이 포르노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에게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성관계를 언급하지 않는 대가로 13만 달러(약 1억7000만원)를 줬는지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이 행위는 불법이 아니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코언 변호사에게 해당 지불금을 상환해 줬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돈을 트럼프 그룹을 통해 주면서, 기록 상 법률 비용으로 기재해 문제가 되고 있다.
BBC는 검찰이 이를 뉴욕주에선 경범죄에 해당하는 기업문서 위조로 보고 있다면서, 이 내용이 공소장에 포함돼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에게 중범죄 혐의 적용될까
뉴욕주에서 ‘사기’는 다른 범죄를 은폐하거나, 저지르기 위해 거짓말을 한 경우 중범죄가 될 수 있다. 이 사건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혐의들 중 최소 한 가지는 중범죄에 해당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중범죄 혐의가 적용될 경우 대부분의 정황은 선거자금 규정 위반을 가리키고 있다고 BBC는 설명했다. 이와 관련, 코언 변호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돈과 관련해 이미 선거자금 규정 위반·탈세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권자들에게 자신의 불륜이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아 대니얼스에게 돈을 준 것을 숨겼다고 검찰이 보고 있다는 의미다. 돈을 준 시점이 2016년 대선 전이기 때문에 선거운동의 일환으로 볼 수도 있다.
BBC는 대부분의 중범죄 사기가 최대 5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지만 집행유예나 벌금형에 그치는 것이 일반적이라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죄 판결을 받더라도 대선 출마가 법적으로 금지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다른 사건과 관련한 추가 혐의가 있는지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성인잡지 플레이보이의 ‘올해의 플레이메이트’였던 카렌 맥도걸에게 15만 달러를 지급한 것과 관련, 최소 1명의 증인을 심문했다. 맥도걸은 2006년 트럼프 전 대통령과 관계를 맺었다고 주장했다.
이 돈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친구이자 대중잡지 내셔널 인콰이어러(National Enquirer)를 경영하는 데이비드 페커가 지불했다. 이에 대해 언론들은 맥도걸의 이야기가 알려지는 것을 막기 위한 시도라고 보도했다.
다만 BBC는 이 조사가 별도의 혐의 적용을 위한 것인지, 대니얼스 사건과 관련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행동 패턴을 파악하기 위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검찰의 주장이 얼마나 강력한가
BBC는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검찰의 승리 가능성을 전망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법·윤리·반부패 전문가 놈 아이젠은 맨해튼지검이 기업문서 위조 혐의로 많은 사람들을 기소하지만, 중범죄 혐의로 유죄 판결을 내리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브래그 지검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이 불법 행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는 점, 문서 위조가 대선 선거운동을 위한 것이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뉴욕주 선거·선거자금 전문 변호사 제리 골드페더는 브래그 지검장이 ‘후보자가 선거운동을 위해 불법적 수단으로 공모하는 것’을 금지한 뉴욕주 선거법을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변호인은 대니얼스에게 돈을 지급한 것에 대해 ‘거짓 주장으로부터 가족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일 뿐 선거 운동과는 관계가 없다’고 주장 중이다.
법률전문가들은 트럼프 변호인단이 이 주장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지만, 대니얼스에게 돈을 지급한 시점에 따라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