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반격을 위해 서방의 훈련을 받은 우크라이나군이 미 당국자들의 기대와 달리 5주가 지나도록 무기가 부족하다며 러시아군 방어선 약화에 주력하며 본격 공세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1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WP는 이에 따라 주요 우크라이나 지원국들 사이에서 한계가 있는 탄약과 무기 공급만으로 빠르게 진격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군은 포격과 미사일 공격으로 러시아군 방어선을 약화하는데 집중하면서 소수의 공병 만을 지뢰지대에 파견하고 있어 1000km에 달하는 전선의 3곳에서 진행하는 반격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서방에서 우크라이나 정부가 강력한 공격을 할 수 있는데도 하지 않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 한 당국자는 우크라이나군에 통합 공격 작전 훈련을 실시하고 지뢰제거 장비를 지원했다면서 현재 진행되는 우크라이나군의 작전이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장애물을 신속히 돌파하는 것이 관건”이라면서도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을 부정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평가에는 요새화된 러시아군 방어선을 돌파하기 위한 최선의 전술에 대한 논쟁이 자리 잡고 있다.
우크라군 통합작전 대신 보병 탐색전과 포병 소모전 집중
서방 당국자들과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군이 대규모 전차부대와 장갑차, 보병, 보병, 포병, 일부 공중 지원을 동원하는 “통합 작전” 대신 러시아군 지휘부와 운송 및 보급 기지를 포격하고 미사일 공격하는 소모전 위주의 전술을 펴는 것으로 지적한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군 지도부는 공군력이 없기 때문에 우크라이나군보다 병력과 무기가 많은 러시아군을 상대로 불필요한 손실을 피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우크라이나군은 병력을 보존하기 위해 12개 여단 가운데 4개 여단만을 대반격에 투입하고 있다.
올렉시 레즈니코우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우리는 러시아처럼 인해전술을 펼 수 없다. 우리 장병들의 목숨과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 생명을 지키면서 승리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고 말했다.
반격 우크라, 전차 3분의 1 잃어…장비 손실 20%이상
미 전쟁연구소(ISW)의 일간 전투평가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이 대반격 이후 탈환한 영토가 250평방km에 불과하다. 지난해 가을 우크라이나군이 하르키우와 헤르손 지역을 전격 탈환한 일로 높아진 기대치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대반격 전투가 러시아에 유리한 상황이라고 지적하낟. 지난해 가을과 달리 러시아군은 몇 달 동안 지뢰지대를 설치하고 참호를 구축하는 한편 대전차 및 드론 공격 부대를 배치해 우크라이나군의 진격을 늦추고 있다. 또 지난해 가을과 달리 러시아군은 후방 보급에 별다른 문제를 겪지 않고 있다.
바그너그룹 반란에도 러시아군 전력 유지
러시아 고위 지휘관이 해임되거나 사망하고 바그너 용병그룹의 반란이 있었으나 러시아군의 전력은 약화하는 조짐이 없다. 러시아는 계속 병력을 징집해 전선에 투입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군은 정찰 드론을 대대적으로 사용하면서 우크라이나군의 소재를 정확히 파악해 자폭드론으로 공격하는 등 수십 년 전투 경험을 가진 미군조차 마주친 적이 없는 규모로 표적 공격을 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대반격 초기 기갑부대를 투입해 러시아군 방어선 돌파를 시도했으나 압도적인 포격과 대전차 미사일, 자폭 드론, 공격 헬기 공격을 당해 큰 피해를 입었었다.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은 러시아군이 지뢰제거장비와 장갑차 공격에 주력했다고 전했다.
이후 우크라이나군 지휘관들은 15~50명 정도의 보병을 투입하는 소규모 작전으로 전환했다. 포복으로 진격해 지뢰를 제거하는 공병들이 중심이다. 보병들은 숨어서 지대공 미사일로 러시아군 헬기를 공격하는데 집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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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ockheed Martin (@LockheedMartin) July 18, 2023
기갑부대 아닌 보병 위주 작전은 진격 속도 느려
미 외교협회 롭 리 예비역 보병 장교는 “보병 위주 작전은 진격 속도가 느려 신속한 돌파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몇 년 동안 반복해서 통합작전 훈련을 받는 미군과 달리 우크라이나군이 불과 몇 달 동안 통합작전 훈련을 받은 것도 장애물이라고 지적한다.
미 당국자들은 목숨을 걸고 싸우는 우크라이나군을 비판하는 것으로 비쳐질 것을 우려해 우크라이나군 전술을 평가하길 꺼린다.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진격 속도가 워게임 예상보다 느리지만 목숨을 걸고 신중하게 진격해야 하는 우크라이나 군으로선 당연한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길고 어려운 피비린내 나는 전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참모장은 서방이 하루빨리 전투기를 지원해야 우크라이나군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다고 호소한다.
젤렌스키 반격, 원하는 것보다 더뎌;…대반격 차질 시인
F-16 전투기 지원 아직 미정
그러나 미국은 유럽국들이 우크라이나 공군 조종사들에게 F-16 전투기 훈련을 시작할 예정이지만 아직 F-16 지원을 결정하지 않은 상태다.
우크라이나군 당국자들은 서방 군대가 공군력 지원 없이 작전하는 일은 없다고 지적한다. 잘루즈니 총참모장은 “아무 생각 없이 진격이 늦다고 말하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 일”이라고 말했다.
미 당국자들은 러시아의 대공 방어망이 강력하기 때문에 서방 전투기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밀리 합참의장은 공군력이 아닌 지뢰가 가장 큰 장애물이며 우크라이나군은 이미 “효과적이고 낮은 비용으로” 러시아 전투기를 공격하는 지대공 무기를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압도적 전투기를 보유한 러시아 공군에 맞설 수 있을 정도로 F-16 전투기를 지원하는 데는 수십억 달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밀리 합참의장은 “우크라이나군이 훈련받은 대로 러시아 공군이 힘을 쓰지 못하는 야간 전술을 펴면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진격 속도가 늦은 것이 점진적으로 진행돼 온 서방의 지원에 따른 것이라고 지적한다. 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당국자도 “서방은 매번 6개월씩 늦게 지원했다”고 말했다.
서방 지원 매번 6개월씩 뒤처져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이 요청하는 장거리 미사일이 러시아군의 전진 배치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강조한다. 미국은 확전을 우려해 아직 사거리가 300km인 에이태큼스(ATACMS) 지대공 미사일을 지원하지 않고 있다.
다른 나토 당국자는 여전히 우크라이나군이 사기와 동기 면에서 우위에 있다면서도 “러시아가 더 많은 병력과 무기를 가진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