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통화량이 많아 응답이 어려우니 잠시 기다려 주십시오’
늘 그런 관공서의 전화기에서 나오는 소리가 아니라, 911에서 나오는 소리다.
한인타운에 거주하는 황모씨는 최근 황당한 일을 두 번 겪었다.
첫번째 황당한 일은 길을 걷다가 노숙자에게 신변의 위협을 느낀것이다.
그것도 모자라 노숙자가 길을 걷던 황씨를 뒤에서 따라오기 시작했다.
황씨는 일단 사람들이 많은 곳 특히 한인들이 많이 있는 버스 정류장을 향해 빠른 걸음을 재촉하며 911에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911에 전화를 걸자마자 관공서나 유틸리티 회사에 전화를 걸었을 때에만 듣던 대기 자동 응답 안내가 흘러나왔다.
황씨는 매우 황당했지만 “전화가 몰릴 수도 있지 금방 받겠지”라는 마음에 수화기를 들고 있었지만 1분 2분이 지나도 911 응급요원은 수화기 너머에서 답을 하지 않았다.
결국 윌셔와 웨스턴 버스정류장까지 도착한 황씨는 사람들 틈에 끼여 들었고, 뒤따라오던 노숙자는 그녀를 지나쳐 길을 건너갔다.
황씨는 “노숙자가 위협하고 따라오는 것도 겁나는 데, 911이 전화를 받지 않는 것은 더 무서웠다”고 말하고 “위급한 상황인데 도와줄 사람이 없고, 반드시 도와줄 것으로 믿었던 곳이 전화를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LAPD 한 경관은 911에서도 충분이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하고, 단축 다이얼에 LAPD경찰서 전화번호도 함께 저장해 두는 것을 권했다.
이제 급한 상황에서도 전화기에서 내친구 명단을 찾아 LAPD를 검색한 후 전화해야 한다.
<박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