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아동기금(UNICEF)은 7일 중남미와 카리브해를 통과해 미국으로 향하는 이민의 수가 최근 국가적 자연재해와 폭력, 빈곤, 치안 악화 등 각종 요인으로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발표했다.
AP통신,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유니세프의 개리 코닐 중남미 카리브해 국장은 ” 점점 더 많은 어린이들이 이민을 떠나고 있고 나이도 점점 더 어려지고 있다. 혼자 이민을 떠난 아이들도 많고 출신국가도 중남미 뿐 아니라 아프리카나 아시아 같은 먼 곳에서도 온다”고 기자 브리핑에서 밝혔다.
유니세프 언론보도문에 따르면 코닐 국장은 어린이들이 이민을 떠나 몇 개국을 거치거나 아니면 대륙 전체를 횡단하는 과정에서 질병과 부상, 가족들과의 이별, 폭력등으로 여행 내내 고통을 받게 된다고 밝혔다.
목적지까지 도착하는 경우에도 아이들의 미래는 위험에 처하는 경우가 많다고 그는 말했다.
유니세프가 밝힌 가장 많은 어린이들이 이민을 가는 통로는 세 곳이다. 한 곳은 콜롬비아와 파나마 사이의 위험한 정글지대 산길인 다리엔 관문, 또 한 곳은 남미에서 외부로 떠나는 이민, 또 한 곳은 중미 북부와 멕시코의 이민 이동지점들이다.
유엔에 따르면 중남미와 카리브해에서 떠나는 이민의 성격은 지난 10년 동안 극적으로 변화했고 숫자도 크게 증가했다.
유니세프 통계로는 2021년 다리엔 관문을 통과한 어린이는 최소 2만9000명이 넘으며 2022년에는 아이들만 4만명이 통과했다. 올해에는 8월까지 8달 동안의 어린이 이민 통과자가 6만명을 넘어섰다.
이민을 가는 어린이가 크게 늘어난 것은 미국 남부 국경에서 체포된 난민이나 이민 가운데 어린이들의 수가 증가한 것에도 나타났다.
코닐 국장은 기자 브리핑에서 미국세관국경보호국이 2021년 회계연도에 체포한 어린이 이민의 수가 14만9000명이었고 2022년에는 15만 5000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회계연도는 10월1일부터 이듬 해 9월 30일까지이다.
2023년에도 7월까지의 통계상 8만3000명의 어린이가 미국 남쪽 국경을 통해 미국에 입국했다.
유니세프는 중남미 카리브해 이민 중 어린이들의 비율이 지난 3년간 부쩍 늘어났을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전체 이민 인구에서 어린이들이 13%를 차지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중남미 지역이 가장 많아서 지금은 이민 4명 가운데 한 명이 어린이이다. 이는 2019년에 비해 19% 늘어난 숫자다.
유니세프는 이 지역 아동이민의 수가 세계 최대인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의 어린이 이민 비율인 전체의 25%에 근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어린이 이민들 가운데 지금은 91%가 11세 이하일 정도로 해가 갈수록 나이도 어려지고 있다고 유니세프는 밝혔다.
“이런 새로운 현실에 대비해서 각국의 이민 정책이나 출발국과 경과지, 목적지 국가들의 이들에 대한 인도주의적 구호와 대책이 시급하다”고 유니세프는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