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사회 목소리를 미 정치권에 전달하는데 활용될 일종의 ‘한인 슈퍼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이 처음으로 활동개시를 선언했다.
28일 국제리더스재단(ILEF)은 이날 오후 6시30분부터 뉴저지주 클립사이드파크에서 열린 ILEF 슈퍼팩 출범 관련 오프닝 리셉션을 개최했다.
슈퍼팩이란 선거 관련 정치자금을 자유롭게 모으고 사용할 수 있는 단체다. 특정 후보나 정당의 선거 캠프와는 독자적으로 운영되는 외곽 조직이다.
슈퍼팩은 일반 팩과 달리 후보나 정당 캠프에 직접 자금을 제공하지 않지만, 제한 없이 자금을 모금하고 사용할 수 있다. 주로 후보나 정당을 위한 광고를 만드는데 활용된다.
선거철 자금 지원이 절실한 정치인들 입장에서는 평소 이들의 목소리를 무시하기 힘든 구조다.
이스라엘이나 일본의 경우 이미 민간 주도로 미국 내 슈퍼팩 또는 팩을 운영하며 정치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한다.
반면 한인이 주도하는 슈퍼팩이 설립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실제 미 정치권에 영향력을 가지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지금이라도 기반이 마련된 것은 의미있는 성과로 평가된다.
ILEF 측은 공식적이고 합법적으로 민간 외교활동을 강화할 촉매라고 설명하고 있다.
ILEF는 그간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등록 비정부기구(NGO)로 인권 분야 등에서 활동해오다가 최근 팩과 통합 절차를 진행, 미국 정부의 승인까지 완료하고 슈퍼팩으로 출범했다. 유엔 NGO 시절부터 활동해온 한국 국적의 김구 이사장이 창립자다.
ILEF는 한인 정치인들에 대한 간접 지원에 나서는 한편, 미국 정계와 접점도 넓혀 한국 정부나 기업의 목소리를 전달하는데도 기여하겠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김 이사장은 “우리 단체는 한인 공동체는 물론이고 소수민족의 공동체까지 아울러 그늘이 있는 곳에 광명을 내릴 수 있도록 일로매진(一路邁進·한길로 곧장 나아감)하겠다”며 “한인 공동체 차세대 리더들을 발굴 육성하고 소수민족과 한인 유대 강화를 통해 아름다운 공동체를 형성하겠다”고 설명했다.
또한 “올해가 한미동맹 70주년인데, 오늘을 기점으로 우리는 100년을 준비하겠다”면서 “한국과 미국 간의 가교 역할을 튼튼이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초 한인 사회 슈퍼팩에 대한 기대를 반영하듯 출범식에는 현지 지역 의회 정치인들과 경제계, 학계, 언론계 등 다방면의 교민들이 참석했다. 장욱진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NGO 국장도 자리를 함께했다.
미국내 복음주의신학대 총장을 지낸 사무엘 킴 박사는 “ILEF가 미래에 여러 어젠다는 갖고 있다고 확신합니다만, 특히 한국 정부와 미국정부의 교류를 돌아보길 희망한다”며 “미국 내 자금 모금에서 가장 정치적으로 강력하고 앞서있는 이스라엘 팩 만큼이나 좋은 기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