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가 마약 투약 의혹을 받는 배우 이선균(48) 지우기를 시작했다.
이선균이 이번 의혹에 전혀 반박하지 못한데다다가 본격적인 경찰 소환 조사 일정과 신체 압수수색이 언급되자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보는 것이다.
이선균이 출연한 광고부터 사라졌다. 연에계 관계자는 “광고는 연예인 이미지를 활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아예 터무니 없는 의혹이 아니라면 가장 먼저 조치를 할 수밖에 없다. 앞서 각종 선례를 봤을 때 더 이상 이선균 광고를 유지하는 게 무의미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했다.
이선균 광고는 이선균이 마약 의혹에 입장문을 발표한 지난 20일부터 내려가기 시작했다.
SK텔레콤·SK브로드밴드는 이선균과 아내이자 배우인 전혜진을 내세운 ‘아이러브 ZEM’ 광고를 없앴다. ZEM은 12세 이하 어린이를 위한 서비스 브랜다.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셀메드도 광고 영상을 수정했다.
‘이선균이 선택한’이라는 문구를 없애고, ‘1대1 맞춤 영양소’로 채워넣었다. 유튜브에 올라온 이선균 출연 광고 영상은 비공개로 전환돼 찾을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경찰이 내사하고 있다는 걸 언론에 공개한 건 관련 증거가 어느 정도는 확보됐다는 얘기 아니겠느냐”며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되지 않았다고 해도 광고계가 손절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라고 했다.
이선균 측이 입장문을 내놓으면서 마약 투약에 관한 어떤 반박도 하지 못했다는 점이 업계가 ‘이선균 지우기’에 들어가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보기도 한다.
이선균 측이 의혹을 적극 부인하며 진실 공방만 벌여도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한데 어떤 말도 하지 못했다는 건 그만큼 앞으로 경찰 조사에 자신이 없다는 얘기라는 것이다.
또 이선균이 이번 사건 관계자 중 한 명에게 협박을 당해 수억원을 건넨 의혹을 받고 있는 것도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본다. 마약을 하지 않았다면, 협박을 당할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영화계 관계자는 “이선균 측이 어떤 대응을 준비 중인지는 모르고 경찰 조사도 아직 시작된 게 아니지만, 지금까지 상황만 보면 긍정적으로 보기는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이선균 소속사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는 입장문에서 “수사에 진실한 자세로 임하겠다”고 했다.
이선균이 참여한 영화·드라마 측은 일단 상황을 지켜본다는 입장이지만, 이선균 관련 작품을 공개하지 못할 가능성을 충분히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배급사 관계자는 “‘상황을 지켜본다’라는 건 공식적인 입장일 뿐이고 다들 이미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선균이 촬영을 마쳤거나 현재 촬영 중인 거로 알려진 작품은 현재까지 총 3개다.
영화 ‘탈출: PROJECT SILENCE’와 ‘행복의 나라’, 드라마 ‘노 웨이 아웃’이다. ‘노 웨이 아웃’은 지난주부터 촬영을 시작하긴 했지만, 이선균 촬영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기 때문에 배우를 교체해 작업을 이어가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영화다. 이 두 작품은 촬영을 모두 마친 상태이고, 이선균이 주인공이기 때문에 편집으로 해결할 수 없다. 유아인 사례에서 보듯이 이선균이 나온 영화·드라마도 사실상 사장될 가능성이 높다. 제작사 관계자는 “아무 잘못도 하지 않은 사람들이 엄청난 피해를 보게 됐다”고 했다.
이선균이 내사 단계에서 혐의를 벗을 수 있다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경찰이 이선균 소환 조사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이 가능성은 매우 낮다. 이선균이 기소된 후에 법정에서 혐의를 벗을 수도 있겠지만, 재판 종료까지 걸리는 시간이 꽤나 길기 때문에 최소한 그동안은 이선균 출연 작품이 대중에 공개될 수 없다.
앞서 배우 하정우가 프로포폴 상습 투약 혐의로 수사 받고 기소돼 1심 선고가 내려지기까지 걸린 시간은 1년7개월이었다. 유아인 역시 검찰 기소까지만 약 8개월이 걸렸다. 연예계 관계자는 “유아인에 이어 이선균까지 영화계 톱스타들이 마약 사건에 연루되면서 영화계는 완전히 쑥대밭이 된 느낌”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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