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이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의 빈자리를 메울 인물로 친(親)트럼프 강경 보수 성향 후보를 선출했다.
CNN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하원 공화당은 24일 회의를 열어 마이크 존슨 의원을 신임 하원의장 후보로 선출했다. 스티브 스컬리스, 짐 조던, 톰 에머 의원 사퇴 이후 네 번째 후보 선출이다.
앞서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이 백악관과의 임시 예산안 합의 후폭풍으로 헌정사상 처음으로 표결을 통해 축출된 이후,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에서는 차기 의장 후보를 두고 당내 갈등이 격화 양상을 보였다.
전날에는 스컬리스, 조던 의원이 차례로 사퇴한 끝에 에머 의원이 세 번째 하원의장 후보로 선출됐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당내 강경파의 반발로 선출 당일 사퇴하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세 차례에 걸친 후보 사퇴 촌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둘러싼 당내 노선 갈등 때문으로 보인다. 2020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한 이후 공화당에서는 ‘포스트 트럼프’ 노선 투쟁이 벌어져 왔다.
하원에서 다수당이 의장을 내려면 재적 의원의 과반 찬성표를 얻어야 한다. 공화당은 지난해 11월 중간선거 승리로 다수당이 됐지만, 현재 재석 433석 중 221석을 점유해 212석인 민주당을 근소하게 앞선다.
이 경우 민주당의 전부 반대를 가정할 때 공화당에서 5표만 반대표가 나와도 하원의장을 세울 수 없게 된다. 첫 후보였던 스컬리스 의원의 경우 당내에서 친트럼프 노선 강경파 표를 확보하지 못했다.
반면 스컬리스 의원이 사퇴한 이후 두 번째 후보로 선출된 존슨 의원은 친트럼프 강경파의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오히려 당내 중도파 의원들을 포섭하지 못한 점이 패인으로 꼽힌다.
세 번째 후보였던 에머 의원의 사퇴에는 노골적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에머 의원이 후보로 선출되자 그가 공화당 유권자 표심과 맞지 않는다고 공개 지적했다.
일단 네 번째 후보로 선출된 존슨 의원은 후보 지명을 확정하는 찬반 투표 격인 ‘롤콜 투표’까지는 통과했다. CNN은 롤콜 투표에서 반대표는 3명, 기권·불출석이 22명이었다고 전했다.
다만 실제 양당이 함께하는 하원의장 선출 투표에서 유의미한 이탈표 없이 과반인 217표를 확보할 수 있을지는 지켜볼 부분이다. CNN은 일단 롤콜 투표 통과로 존슨 의원이 의장직에 한 단계 다가섰다고 평가했다.
올해로 51세인 존슨 의원은 2016년부터 하원의원으로 일했다. 루이지애나를 지역구로 뒀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 탄핵소추 당시 방어에 주력했던 친트럼프 성향 강경 보수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