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학생들이 교사를 벽에 몰아넣고 조롱과 욕설을 퍼붓는 영상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퍼지며 충격을 줬다. 학생들이 던진 쓰레기와 신발에 맞는 수모를 당한 교사는 결국 실신까지 했다.
5일 VTC 등 베트남 언론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달 29일 베트남 북부 뚜옌꽝(Tuyen Quang)성의 한 중학교에서 일어났다. 음악수업 중 교사와 학생들 간에 분쟁이 있었다. 그리고 수업이 끝난 후 일부 학생들이 문을 잠그고 교사가 나가지 못하게 한 뒤에 조롱과 욕설을 퍼부었다.
현장에 있던 학생이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관련 영상이 4일 SNS에 공유됐다. 영상을 보면 학생들은 교사를 벽으로 몰아넣고 욕설과 비웃음을 쏟아냈다. 한 남학생은 교사를 어깨로 밀치며 위협하더니, 바닥에 누워선 “선생님이 나를 때렸다”며 조롱하기도 했다. 교사의 얼굴 앞에서 부채를 흔들거나 던지는 모습도 찍혔다.
처음엔 반발하던 교사는 점차 무력감을 느낀 듯 학생들의 행동을 제지하지 않고 휴대폰을 꺼내 영상을 찍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학생들의 행동은 그칠 줄 몰랐다. SNS에 올라온 다른 영상엔 교사에게 쓰레기와 신발이 날아드는 장면이 담겼다. 교사는 신발을 머리에 맞기도 했다. 급기야 교사는 계속된 수모를 견디지 못한 듯 이마를 짚으며 실신해 쓰러졌다. 그제야 학생들은 흩어졌지만, 교사를 향한 비웃음은 멈추지 않았다.
영상은 SNS에 확산돼 큰 논란을 일으켰다. 일부에선 피해 교사가 평소 학생들에게 폭언을 일삼은 것이 원인이 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실제로 현지 언론은 이 교사가 학생들과 대화하면서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학교로부터 경고를 받은 적도 있다고 보도했다. 공개된 다른 영상엔 교사가 학생들에게 신발을 휘두르는 장면도 있었다.
그러나 학생 여럿이 교사 한명을 집단으로 괴롭히는 영상에 많은 누리꾼이 분노를 표시했다. 영상을 공유한 한 누리꾼은 “원인이 무엇이든, 학생들의 무례한 행동에 극도로 화가 난다”며 “학교폭력엔 교사도 피해자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으론 “베트남의 교육은 점점 혼란스러워지고 있다”, “이들이 우리나라의 미래 주인인가?” 등 추락한 교권에 대한 한탄도 나왔다.
사건이 발생한 직후 조사에 착수한 베트남 당국은 학교에 관련 내용을 명확히 확인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잘못된 행동은 엄격히 처벌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