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한 매체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공식 석상에서 눈물을 흘리는 사례를 조명하며 독재자로선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10일 ‘김정은은 우는 모습이 목격된 몇 안 되는 세계 독재자 중 한 명’이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김 위원장이 대중 앞에서 눈물을 흘린 모습을 조명했다.
김 위원장이 가장 최근 공개 자리에서 눈물을 흘린 건 지난 3일 11년 만에 개최한 제5회 전국 어머니대회에서였다.
AP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행사에서 북한의 저출산 문제를 언급하며 여성들에게 애국 의무 일환으로 더 많이 출산할 것을 촉구했다.
특히 “출산율 저하를 막고 아이를 잘 키우고 교육하는 게 어머니들과 함께 풀어나가야 할 우리 모두의 가정 문제”라고 말하며 출산을 독려했다.
유엔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UN ESCAP)가 지난달 13일 발표한 ‘2023 아시아태평양 인구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북한 합계 출산율(15~49세 가임기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1.8명으로 나타났다.
한국(0.9명)보단 높지만 북한 인구 유지에 필요한 2.1명보다 낮은 수준으로, 김 위원장이 눈물을 흘리면서까지 출산을 독려할 만큼 인구 문제를 상당히 우려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이 눈물을 보인 건 처음이 아니다.
2011년 아버지 김정일 장례식 도중 눈물을 흘린 모습이 목격됐으며, 2018년 일본 아사히 신문은 북한 내부 사정에 밝은 한 탈북자 말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북한 경제를 개선하지 못해 우는 모습을 당 고위 관료들이 봤다고 보도했다.
2020년 10월 조선노동당 창건 75주년을 기념하는 열병식 연설에서 자신의 노력이 국가를 위해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감정이 격해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역대 독재자 중 대중 앞에서 눈물을 보인 지도자는 많지 않다.
다만 러시아 스탈린이 남몰래 눈물을 자주 흘렸다는 소문이 돈 바 있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2012년 크렘린궁 인근에서 3선 당선 연설 도중 우는 모습이 목격됐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민주주의 국가 지도자라 할지라도 국민 앞에서 우는 건 헤드라인을 장식할 만한 순간”이라며, 김 위원장이 눈물을 보인 건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