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자산 부풀리기 의혹에 대한 민사재판 당일 담당 판사 집을 겨냥한 폭발물 협박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담당 판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 재판을 맡은 뒤 수많은 협박에 시달렸는데, 이날 예정된 최종변론 절차는 그대로 진행된다.
11일 AP통신에 따르면 뉴욕주 나소카운티 경찰은 이날 오전 5시30분 아서 엔고론 판사의 자택에 대한 허위 폭발물 신고에 출동했다고 밝혔다.
경찰 수색 결과 자택에서는 아무 것도 발견되지 않았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자산 부풀리기 의혹 민사재판 최종변론을 불과 몇시간 앞두고 일어난 소동이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최종변론에서 직접 발표문을 읽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관련 사안에 대해 집중해서 진행하라는 엔고론 판사의 요구를 변호인단이 거부하자, 엔고론 판사는 전날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변론 자체를 취소했다고 AP는 전했다.
CNN은 엔고론 판사와 동료들은 지난해 재판이 시작된 이후 수많은 협박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해 3월 담당 재판연구원(로클럭)이 민주당 쪽 인물이라는 취지의 게시글을 SNS에 올리자 판사와 재판연구원에 대한 위협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루에도 20~30통의 협박전화가 개인 전화로 걸려오고, 많게는 50개의 이메일과 메시지를 받는 등 심각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다만 새벽 소동에도 이날 재판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양측이 최종 변론을 진행하고, 재판부는 이르면 이달 말 선고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장남, 트럼프기업(Trump Organization) 등과 공모해 십여년 동안 뉴욕 트럼프 타워 빌딩, 플로리다 마라라고 리조트, 골프장 등 부동산의 가치를 부풀려 이득을 취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소송을 제기한 레티샤 제임스 미 뉴욕주 법무장관 겸 검찰총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 등 피고인들에게서 3억7000만달러(약 4872억9000만원)를 환수하고, 뉴욕주에서 사업을 금지해달라고 요청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의혹에 대한 공소시효가 지난 점, 트럼프 전 대통령 재무제표에 중대한 거짓이 포함되지 않은 점, 법무장관 측이 현실세계에서의 어떠한 영향(피해)도 입증하지 못한 점을 들며 소송을 기각해달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