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히 트럼프를 뽑았죠” “바이든에게 투표하고 왔어요.”
2024년 미국 대통령선거 경선의 분수령으로 꼽히는 ‘슈퍼 화요일’인 5일 십수개 주에 설치된 경선장에는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기 위한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오전 찾은 미국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카운티 한 중학교에 설치된 투표소에선 경선에 참여하려는 유권자들을 꾸준히 목격할 수 있었다.
전날 밤부터 비가 내린데다 평일 오전이다보니 많은 숫자는 아니었다. 투표소 관계자는 “예년처럼 오후 시간대와 저녁 시간대에 투표하려는 사람이 몰릴 것으로 보고있다”고 전했다.
버지니아주에서는 민주당과 공화당 프라이머리(예비선거)가 동시에 치러졌고, 유권자들은 투표소에서 자신이 투표할 당을 선택한 뒤 선호하는 후보에게 표를 행사했다.
버지니아주는 민주당 성향이 강한 지역으로 분류되지만, 이날 경선장에서는 공화당 지지자들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투표장 입구에서 만난 팀(51)씨는 “도널드 트럼프에게 투표하기 위해 왔다”며 “트럼프 재임 시절 경제가 좋았고 시장도 좋았다”고 말했다.
한 한인 유권자도 투표를 마친뒤 누구를 뽑았냐는 질문에 “당연히 트럼프”라며 “2016년에도 2020년에도 그를 뽑았다”고 했다.
반면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를 뽑았다는 50대 남성 비노드씨는 이유를 묻자 “그가 트럼프가 아니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승리가 확정적이라도) 무슨 일이 생길지 누구도 알 수 없다. 수많은 사법 이슈가 있다”고 답했다.
만약 트럼프 전 대통령이 11월 최종 후보로 나설 경우에는 “아마도 바이든에게 투표할 것 같다”고 말했다.
공화당 유력 주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초반 경선에서 연전연승을 거두며 사실상 본선 티켓을 따낸 것으로 평가받는다. 경쟁자인 헤일리 전 대사는 슈퍼 화요일을 기점으로 사퇴할 것이란 관측이 꾸준히 제기되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현직인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에 나선 만큼 마찬가지로 본선 직행이 거의 확실시 된다.
자신을 민주당원이라고 소개한 40대 여성은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내 지지를 직접 보여주고 싶어 투표하러 왔다. 실제 경선 결과에도 반영되길 기대한다”며 “우리나라는 잘 가고 있고, 바이든 대통령은 강력한 팀을 꾸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근 고등학교의 또 다른 투표소에서 만난 루비 싱(54)씨는 “내 딸에게 모범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여성으로 우리는 이 권리를 따냈고, 우리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모든 기회를 활용해야 한다”고 경선 참여 이유를 전했다.
다만 두 사람 모두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길 것이라고 확신하느냐는 질문에는 다소 망설이는 모습이었다.
이날 미국에서는 16개주와 1개 미국령에서 동시에 대선 경선이 치러진다. 미국 대선 최종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대의원 과반수를 확보해야하는데, 이날은 하루에만 각당 전체 대의원의 35~36% 표가 결정돼 경선 기간 최대 이벤트로 꼽힌다.
다만 민주당의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일찌감치 각당에서 유력 후보자리를 차지했기에 큰 이변이 예상되지는 않는다.
슈퍼 화요일 하루 동안 양당은 앨라배마, 아칸소, 캘리포니아, 콜로라도, 메인, 매사추세츠, 미네소타, 노스캐롤라이나, 오클라호마, 테네시, 텍사스, 유타, 버몬트, 버지니아에서 동시에 경선을 치른다.
아울러 아이오와와 미국령 사모아에서 민주당 경선이, 알래스카에서 공화당 경선이 추가로 열린다.
관련기사 한인 후보들 하원 선거 대거 출마 미셸 스틸∙영 김 본선 유력…34지구 한인 후보들 2위경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