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가 당장 대선을 실시한다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패배할 것이란 여론조사가 결과가 나왔다.
5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방송 RT에 따르면 우크라 여론조사기관 SOCIS가 최근 실시한 조사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최근 해임된 발레리 잘루즈니 전 우크라군 총사령관을 상대로 대선에서 패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크라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1, 2위 후보가 결선(2차 투표)을 실시한다.
이번 가상대결에서 1차 투표 당선자는 나오지 않았다. 잘루즈니 전 총사령관 41%, 젤렌스키 대통령 23.7%, 표트르 포로셴코 전 대통령 6.4%, 드미트리 라주모우 전 국회의장 5.6% 순으로 집계됐다.
이어 결선에서 잘루즈니 전 총사령관이 67.5%를 얻어 32.5%에 그친 젤렌스키 대통령을 꺾고 승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총선에서도 잘루즈니 전 총사령관 ‘세력’이 46.4%, 젤렌스키 대통령 정당이 21.1%의 의석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로셴코 전 대통령 정당은 7.5%다.
다만 우크라는 러시아와 전쟁 중이어서 당장 선거를 치르지는 않는다. 헌법상 계엄령 중 선거를 금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0월로 예정됐던 총선이 무기한 연기됐고, 당초 이달 31일 예정이던 대선도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선거를 치르려면 휴전 또는 종전으로 계엄령이 해제되거나 헌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현재로선 둘 다 가능성이 낮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계엄령이 유지되는 한 대선이나 총선을 실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정계 입문 전 TV쇼에서 대통령을 분한 코미디언이었다. 2019년 평화 플랫폼을 내세워 포로셴코 당시 대통령에게 도전장을 내밀었고 결선에서 73% 득표율로 압승을 거뒀다. 그가 TV프로그램의 이름을 따 새로 창당한 ‘인민의 종’은 2019년 6월 총선도 휩쓸었다.
잘루즈니 전 총사령관은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불화설 끝에 지난달 8일 전격 해임됐다. 그의 국민적 인기 때문에 정적(政敵)을 견제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그는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의견 충돌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서방 당국자들과 몰래 비밀 종전 회담에 참여했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다만 정치적 야망을 드러낸 적은 없다.
이번 SOCIS 조사는 2월22일부터 3월1일까지 우크라 성인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오차범위는 2.1%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