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CNN에 따르면, 이탈리아 광고 규제기구인 IAP는 9일(현지시간) 유명 과자 브랜드인 아미카(Amica)의 감자칩 TV광고를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문제의 30초짜리 광고는 수녀들이 성찬식을 준비하는 영상으로 시작한다. 이때 원장 수녀가 성찬기에 제병(얇은 빵) 대신에 감자칩을 채워 넣는 장면이 나온다. 이후 성찬식에서 한 수녀가 성체를 받아 입에 넣자 바삭거리는 소리가 난다. 빵 대신 감자칩이 담긴 것을 보고 놀란 신부와 수녀들이 바라보는 가운데 원장 수녀가 감자칩을 맛있게 먹으면서 광고는 끝난다.
가톨릭의 성체는 예수의 몸을 상징한다. 신자들은 성체를 두 손으로 받고 씹지 않고 혀로 녹여 먹을 정도로 신성하게 대한다. 이런 성체를 희화화한 광고는 공개된 후 거센 비판에 휩싸였다.
가톨릭 시청자 협회인 아이아르트(AIART)는 성명을 내고 “경악스럽다”며 “광고가 수백만 명의 가톨릭 신자를 불쾌하게 하고, 신성한 대상을 경시했다”고 비판했다. 가톨릭 일간지인 아베니레(Avvenire)도 사설을 통해 “그리스도가 감자칩으로 전락했다. 2000년 전처럼 비하되고 모욕당했다”고 분노했다.
소셜미디어(SNS)에도 “신성모독”이란 분노의 댓글이 쇄도했다. 한 누리꾼은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을 모욕했다”고 적었고, 다른 누리꾼은 “하느님과 장난치지 마라. 이탈리아 친구들에게 이 회사에 대한 전면적인 보이콧을 제안한다”는 댓글을 남겼다.
반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IAP의 중단 명령으로 해당 광고는 더 이상 방송에서 볼 수 없게 됐다. 다만 이 결정은 방송에만 적용되며 온라인 광고엔 해당되지 않는다. 실제로 온라인에선 여전히 광고 영상을 찾아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