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지않은 미래에 사람들이 GPT-4를 아주 초기의 인공지능(AI)으로 생각하게 될 날이 올 것이다. AI는 앞으로도 오랫동안 새로운 이정표를 그리며, 진화할 것이다.”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이 작년 이맘때 한 발언이 적중하고 있다. 챗GPT 등장 이후 빅테크 기업들이 사람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인공 일반 지능(AGI)’ 모델로 기술 진화 속도를 높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생성형 AI 시장은 연평균 32%의 증가율로 성장해 2031년 1265억 달러(약 175조 원)의 시장을 형성할 전망이다.
이는 데이터센터에 대한 투자로 이어지고 있다. 챗GPT와 같은 거대언어모델(LLM)과 AGI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하고 복잡한 알고리즘을 실행하기 위해 고성능 컴퓨팅 리소스를 필요로 한다. 예를 들어 엔비디아의 DGX-A100 서버를 수용할 수 있는 데이터센터는 AI 연산에 필수적인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활용할 수 있게 한다.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생성형 AI 서비스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전 세계를 거점으로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있는 이유다.
MS·오픈AI, 2028년까지 1천억달러…아마존 15년간 202조원
특히 최근 MS와 오픈AI가 2028년까지 1000억 달러를 투입해 슈퍼컴퓨터를 포함한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추진한다는 외신 보도가 나와 이목을 끌었다. 이 프로젝트는 현존하는 가장 큰 데이터센터에 투입된 금액의 100배 이상 규모로 알려졌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는 총 5단계로 이뤄진 AI 인프라 구축 작업의 최종 단계다. 2026년까지 슈퍼컴퓨터를 구축하는 것이 4단계다. 슈퍼컴퓨터는 대규모 데이터 처리와 복잡한 AI 모델 학습에 필요한 강력한 연산 능력을 제공한다. 데이터센터에는 슈퍼컴퓨터와 함께 오픈AI의 AI 모델을 구동하기 위해 특별 제작된 수백만 개의 AI 칩이 탑재될 예정이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는 MS와 오픈AI가 전 세계 기업과 개발자들에게 자사의 AI 기술 및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MS 135조원, 아마존 202조원” AI 데이터센터 확보 경쟁
나아가 MS는 영국 런던에 AI 허브를 구축하는 계획도 발표했다. MS가 데이터센터 인프라와 영국의 AI 기술 향상을 위해 수년간 25억 파운드(약 4조 3000억 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런던에서 최첨단 언어모델과 지원 인프라를 발전시키고, 기초 모델에 필요한 세계적 수준의 도구 개발을 위한 작업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또 일본에 2년간 약 4조원을 투자해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로 했다.
아마존 역시 AI·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에서 MS·구글 등 경쟁사보다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향후 15년간 데이터센터 건설에 약 1500억 달러(약 202조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블룸버그통신 집계에 따르면 아마존 자회사 아마존웹서비스(AWS)의 부동산 보유량은 2020년 이후 현재 2배 이상 증가했다.
아마존은 미국 버지니아주와 오리건주에서 데이터센터를 운영 중이며, 향후 투자를 기반으로 사우디아라비아·말레이시아 등지에 신규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미 미국의 데이터센터 시장은 클라우드와 AI 수요를 소화하기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는 “공실에 시달리던 미국 데이터센터 시장은 생성형 AI의 출현으로 2022년 말부터 급속히 공실이 해소되고, 이는 AI사용자가 채우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