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진핑 국가주석과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6일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후 발표된 공동 성명에서 ‘무제한 우호(no-limits friendship)’ 문구가 들어가지 않은 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도발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022년 2월 4일 베이징 동계 올림픽 개막식 직전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이 회담을 마친 뒤 발표된 성명에는 “양국간 새로운 관계는 냉전 시대의 군사적, 정치적 동맹 모델을 초월한다. 두 나라의 우호에 한계가 없고 협력에 제한이 없다”고 했다.
이번에 발표된 공동성명 등에는 ‘새시대 전면적 전략적 협력관계’를 심화한다고 했다. 이 단계의 관계는 2019년 발표된 것을 심화하자는 것이자 2022년 2월 주목을 끌었던 ‘무제한’이란 문구가 빠졌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무제한 협력’ 성명이 나온 후 20일 뒤 이뤄졌다.
대만 중앙통신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진 뒤 중국의 입장이 무엇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중-러 관계에서 ‘무제한 무상한’의 화법은 점차 사라졌으며 중국 외교부도 ‘불동맹, 불대결, 제3자 불상대’ 등 3불(不)로 중-러 관계를 강조해 왔다고 전했다.
선딩리 상하이 푸단대 교수는 “중국의 표현 변화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을 합리적으로 평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무력으로 공격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비난과 규탄 성명이 나오는 상황에서 중국이 이런 여론을 의식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선 교수는 “중국이 러시아와 합작해 우크라이나 혹은 다른 국가를 겨냥한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지 않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유엔 표결에서 ‘기권’을 하는 것은 중국의 러시아에 대한 협력에는 한계가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익명의 중국 국제관계 학자는 이번 성명에서 ‘3불(不) 원칙’으로 돌아간 것은 시 주석이 ‘양쪽 모두를 원한다’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즉, 러시아 친구를 버릴 수도 없고 서방 국가를 너무 자극하지 않고 미국 유럽과 무역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