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가 2015년 한국에서 했던 한 언론과의 인터뷰 발언 때문에 왕실모독죄로 재판을 받게 됐다고 방콕 포스트가 29일 보도했다.
쁘라윳 페차라쿤 검찰 대변인은 경찰이 제기한 두 가지 혐의 모두를 받아들여 기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탁신 전 총리는 2015년 2월 한국 언론 인터뷰에서 왕실을 비판하는 취지의 발언을 한 혐의다.
자신의 여동생 잉락 친나왓 정부를 축출한 2014년 쿠데타를 왕실이 추대한 의원들이 지지했다고 언급해 군주제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것이다.
또 탁신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여겨졌던 정보를 컴퓨터 시스템에 입력한 혐의도 받고 있다.
다만 검찰은 탁신이 코로나19에 걸렸다는 진단서를 제출해 다음 달 15일까지 쉬어야 한다는 이유로 곧바로 법정에 세울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검찰은 탁신 전 총리에게 기소 절차를 위해 6월18일 오전 9시까지 검찰에 출두하라고 명령했다.
탁신 총리는 2008년부터 스스로 망명 생활을 위해 출국했다가 지난해 8월 귀국해 재판에서 선고받은 8년형 복역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귀국하자마자 건강상 이유로 감옥에서 곧장 병원으로 옮겨졌다. 그는 병원으로 옮긴 지 1주일 가량 후에는 왕이 그의 형기를 1년으로 줄였다. 그런 뒤 74세의 고령과 건강상의 이유로 남은 형기도 면제받고 2월 보석으로 석방됐다.
이런 과정 때문에 그의 복귀는 지난해 총선에서 승리한 진보당인 전진당이 정부를 구성하는 것을 막기 위해 푸에타이당과 오랜 라이벌인 보수 세력 사이의 정치적 협상에 의한 것으로 해석됐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그가 귀국한 후 검찰은 최대 15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는 국왕 명예훼손죄에 관한 법률 위반 여부 조사를 재개했다.
탁신은 서울에서의 인터뷰가 나간 뒤 1년 후인 2016년 기소됐지만 수사는 올해 1월 병원에 입원한 후에야 이뤄졌다. 탁신은 혐의를 부인하고 자신을 변호하는 성명을 제출했다.
탁신은 보석으로 풀려난 뒤 높은 인지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스레타 타비신 총리가 이끄는 정부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고 통신은 전했다.
한 분석가는 탁신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극보수주의자들이 분노했고 이번 기소는 그들의 대응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출라롱콘대 티티난 교수는 “(이번 기소는) 탁신을 통제하기 위해 고안되었다. 그가 행동하지 않으면(적절히 대응하지 않으면) 감옥에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