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넘게 최장수 집권해온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결국 실각하고, 중도파를 포함한 9개 정당의 좌파연정이 탄생했다.
2일 CNN은 이스라엘 야당연합이 2일 밤(현지시간) 네타냐후를 축출하고 새 정부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중도성향 Yesh Atid 정당의 지도자인 Yair Lapid는 이날 이스라엘 Reuven Rivlin 대통령이 연정구성 최종 마감시한 38분을 앞두고 연정 결성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피 드는 이날 성명에서 “정부는 이스라엘의 구성원이 아닌 사람들을 포함하여 이스라엘의 모든 시민에게 봉사하고, 반대하는 사람들을 존중하며, 이스라엘 사회의 모든 부분을 통합하기 위해 모든 힘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연정 성사는 우파정권을 이끌며 장기집권한 네타냐후가 15년만에 실각하고 새 정부를 구성하는 것으로 이스라엘 정치사의 지각변동을 가져올 것이라고 CNN은 평가했다.
연정에는 중도에서 좌파성향 정당까지 9개 정당 참여하고 있으며 차기정부 총리는 베네트와 라피드가 2년씩 맡게 된다.
예상치 못한 기습 일격을 맞고 실각한 네타냐후측은 연정 확정 투표 저지에 나설 것이며 의회를 장악하기 위한 시위도 우려된다.
이번 연정은 이스라엘 역사상 최초의 좌우·아랍계 동거 연정으로 이념적 지향점이 다양해 정국불안이 우려되기도 한다.
네타냐후가 실각하게 된 것은 한때 최측근이었던 나프탈리 베네트 극우정당 ‘야미나’ 대표(49)가 우파연정에서 탈퇴, 중도 정당 ‘예시 아티드’가 이끄는 반네타냐후 연정에 합류했기때문이다. .
전체 120석인 이스라엘 의회에는 10개가 넘는 정당이 난립하고 있어 연정이 아니면 집권하기 어렵다.
3월 총선에서 예시 아티드와 야미나는 각각 17석, 7석을 얻었다. 이미 연정 합류 의사를 밝힌 청백당(8석·중도) 노동당(7석·좌파) 이스라엘 베이테이누(7석·중도 우파) 뉴호프(6석·우파) 조인트리스트(6석·아랍계 정당 연합) 메레츠(6석·좌파)를 합치면 8개 정당의 의석이 과반(61석)인 64석이 된다.
네타냐후는 해외 사업가로부터 돔페리뇽 같은 최고급 샴페인과 쿠바산 고급 시가 등을 받고 특정 언론사에 친정부 기사를 쓰도록 압박한 혐의 등으로 2019년 11월 현직 총리 최초로 기소됐다.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며 실각하면 면책 특권이 사라져 곧바로 구속될 수 있다.
네타냐후는 이번 실각으로 최소 10년 이상의 징역형을 살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치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