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미와 골든글로브를 모두 받은 배우 도널드 서덜랜드(Donald Sutherland·89)가 20일(현지 시각) 세상을 떠났다. 소속사 CAA는 이날 서덜랜드가 숙환으로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요양하던 중에 숨졌다고 밝혔다. 아들이자 배우인 키퍼 서덜랜드 역시 엑스(트위터)를 통해 부고를 올리고 “아버지는 영화 역사상 가장 중요한 배우 중 한 명이었다”며 “자신이 하는 일을 사랑했다”고 말했다.
1935년 캐나다에서 태어난 서덜랜드는 영화·TV시리즈 200여편에 출연한 명배우다. 대학에서 엔지니어링을 전공한 그는 연기를 하기 위해 영국으로 건너갔고, 1967년 영화 ‘더티 더즌’에 출연하며 본격적인 배우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매쉬'(1970) ‘클루트'(1971) ‘돈 룩 나우'(1973)에서 두각을 보이며 주목 받았다. 이후 ‘애니멀 하우스'(1978) ‘오디너리 피플'(1980) ‘눈의 침묵'(1981) ‘JFK'(1991) ‘이탈리안 잡'(2003) ‘오만과 편견'(2005) 등 작가주의 영화와 블록버스터를 자유롭게 오가며 다양한 작품에서 꾸준히 활약했다.
서덜랜드는 TV시리즈에서 더 빛난 배우이기도 했다. ‘시티즌X'(1995)로 에미 시상식 남우조연상을, 역시 TV시리즈인 ‘패스 투 워'(2002) ‘어드바이저:퍼펙트 라이즈 앤드 퍼펙트 라이즈’로 두 차례 골든글로브 남우조연상을 차지했다. 할리우드 명예의 전당은 물론이고 캐나다 명예의 전당에도 이름을 올렸다. 서덜랜드 출연작 중 국내 관객에게도 잘 알려진 작품은 ‘헝거게임’ 시리즈다. 서덜랜드는 이 작품에서 독재자 스노우 역을 맡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서덜랜드는 세 차례 결혼했고 자녀인 키퍼 서덜랜드, 로시프 서덜랜드, 앵거스 서덜랜드 모두 배우로 활동 중이다. 특히 키퍼 서덜랜드는 ’24’ 시리즈, ‘지정생존자’ 시리즈로 잘 알려진 스타 배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