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학생들의 창의적 사고력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8개국 중 최상위권이라는 국제 평가 결과가 나왔다. 조사 대상 중에는 싱가포르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18일 교육부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이날 오후 5시(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현지 오전 10시) 이런 내용을 담은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PISA) 2022’ 혁신적 영역 평가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평가에 참여한 한국 학생들은 60점 만점에 평균 38점을 획득해 조사 대상국 중 싱가포르(평균 41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고 캐나다(38점)와 같았다. 이번 평가에 참여한 OECD 회원 28개국 중 가장 높은 것이다.
OECD 전체 평균은 33점으로 한국은 이보다 5점 높다.
성별로 살피면 한국 남학생은 평균 37점으로 여학생(40점)이 3점 더 높았다. OECD 평균도 여학생(34점)이 남학생(31점)보다 3점 더 높아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평가에 참여한 학생들의 순위는 OECD 내 1~3위, 비회원국 포함 64개국 중엔 2~4위였다. 평가에 참여한 학생 간의 편차가 있어서 범위로 표시되는 것으로, 한국 학생들의 수준이 OECD 1~3위 수준이라는 의미다.
평가 결과는 1~6수준으로 나타나며 한국 학생의 약 90%가 기초 수준인 1~2수준을 넘어선 3수준 이상으로 나타났다. 최상위 5~6수준은 약 46%에 이르렀다.
구체적으로 한국 학생은 수준별로 ▲1수준 미만 0.2% ▲1수준 2.2% ▲2수준 7.3% ▲3수준 16.8% ▲4수준 27.4% ▲5수준 27.6% ▲6수준 18.3% 등 순이었다. 중상위권 이상인 4~5수준이 가장 많았던 셈이다.
OECD 평균은 ▲1수준 미만 0.4% ▲1수준 6.5% ▲2수준 14.8% 등 하위권이 한국보다 다소 많았지만, ▲3수준 24.6% ▲4수준 26.7% ▲5수준 18.1% ▲6수준 8.9% 등으로 3~4수준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 학생들의 창의적 사고력 성취도의 학교 내 상·하위권 및 학교 간 격차는 OECD 평균보다 크지 않았다.
창의적 사고력 점수 분산에서 한국 학생 간 성취 수준 차이에 의한 학교 내 분산 비율은 68%였으며 OECD 평균은 74%였다. 학교 간 분산 비율은 17%로 역시 평균(26%)보다 낮아 학생 및 학교 간 격차가 적었다.
경제·사회·문화 지위 지표(ESCS)에 따른 격차 역시 분산 비율 6.4%로 OECD 평균(11.6%)보다 낮았다. 부모의 교육 수준이나 직업에 따른 영향도 적다는 것이다.
이번 평가에서 교육맥락 변인을 파악하기 위해 함께 실시된 설문조사 결과, 한국의 ‘창의적 학교 환경'(0.16)과 ‘창의적 학교 활동 참여'(0.35) 지수는 OECD 전체 평균(0.00)보다 높게 나타났다.
한국 공교육이 학생의 창의성을 제고하기 위해 운영하는 글쓰기 수업과 동아리 활동 및 학교의 지원 노력이 OECD 평균 수준보다 더 낫다고 판단됐다는 이야기다.
다만 한국 학생들의 ‘창의적 사고력 자아효능감'(-0.13)은 OECD 평균(0.00)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학생들이 창의력을 발휘하는 과제 수행에 대한 자신감 정도를 나타낸 지표다. 교육부는 PISA 2022 보고서를 인용해 “창의적 사고력 점수가 높은 나라에서 자아효능감 지수가 낮은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OECD가 주관하는 PISA(Programme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sment)는 만 15세 학생들의 읽기·수학·과학 소양의 성취·추이를 국제적으로 비교하고 성취 간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3년 주기로 시행되고 있다.
OECD는 지난해 12월5일 PISA 2022 학업성취도 결과를 발표한 데 이어 이날 회원 28개국과 비회원 36개국 등 총 64개국 만 15세 학생들을 대상으로 ‘창의적 사고력(Creative Thinking)’을 평가하고 결과를 발표했다.
PISA에서는 2012년도부터 학생들의 삶에 대한 준비도를 보다 포괄적으로 전망하는 취지에서 기본 영역(학업성취도 등) 외에 혁신적 영역을 선정해 평가한다.
PISA 2022의 창의적 사고력이란 ▲독창적이고 효과적인 문제해결 방안 ▲지식 발전 ▲영향력 있는 상상력의 표현으로 이어질 수 있는 아이디어의 생성 ▲평가 및 개선에 생산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역량을 뜻한다.
평가는 구체적으로 아이디어 형성과정과 영역의 두 개 차원을 평가할 수 있는 문항들로 구성됐다.
예컨대 ‘글로 써서 표현’ 영역은 다양한 아이디어 만들기를 평가할 때 ‘하나의 그림을 보고 세 개의 다른 제목 만들기’를 제시하고 문제를 풀어보게 하는 식이다.
한국 학생들의 범주별 정답률은 ▲다양한 아이디어 만들기 57.6% ▲독창적 아이디어 만들기 48.1% ▲아이디어 평가하고 개선하기 45.9% ▲글로 써서 표현 60.6% ▲시각 표현 37.7% ▲사회적 문제 해결 50.1% ▲과학적 문제 해결 47.4% 등 순으로 조사됐다.
한국에서 이번 평가에는 지난 2022년 5~6월 당시 기준으로 만 15세였던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1학년 등의 학생 6931명(186개교)이 참여했다.
교육부는 학생들이 창의적 과제를 수행하는 데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수업 혁신과 창의적 체험활동을 강화할 방침이다. 인공지능(AI) 디지털 교과서 도입과 학생 참여형 탐구 수업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