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형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마지막 특급대회인 ‘트래블러스 챔피언십(총상금 2000만 달러)’에서 연장 끝에 준우승했다.
김주형은 24일(한국시각) 미국 코네티컷주 크롬웰의 TPC 리버하일랜즈(파70)에서 펼쳐진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1개를 묶어 4언더파 66타를 쳤다.
이로써 최종 합계 22언더파 258타가 된 김주형은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와 동타를 이뤄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하지만 18번 홀(파4)에서 진행된 연장전에서 두 번째 샷이 벙커에 빠지며 보기가 돼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1~3라운드까지 사흘간 선두를 달렸던 김주형은 마지막 라운드에서 뒷심이 부족했다.
PGA 투어 3승을 보유한 김주형은 올 시즌 5월까지 단 한 번도 톱10에 들지 못하며 부진했다.
그러다 지난 3일 캐나다오픈 공동 4위로 시즌 첫 톱10 진입에 성공하며 반등했고, 이번 대회에서 비록 우승은 놓쳤지만 시즌 최고 성적을 거뒀다.
김주형은 내달 열리는 2024 파리올림픽에서 안병훈과 함께 태극마크를 달고 금메달에 도전한다.
반면 3라운드를 1타 차 공동 2위로 마쳤던 셰플러는 이날 보기 없이 버디 5개를 잡아내며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셰플러, 악샤이 바티아(이상 미국)와 챔피언 조에서 경쟁한 김주형은 공동 선두를 내준 뒤 6번 홀(파5)에서 이날 첫 버디에 성공하며 단독 선두로 다시 나섰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셰플러가 7번 홀(파4), 바티아가 8번 홀(파3)에서 타수를 줄이며 다시 동타가 됐고, 김주형이 8번 홀에서 파 퍼트를 놓치며 공동 3위로 내려갔다.
김주형은 10번 홀(파4)에서 2.7m 버디를 잡아내며 다시 공동 선두로 복귀했다.
앞 조인 토니 피나우(미국)가 단독 선두로 치고 나서자 김주형과 셰플러는 나란히 13번 홀(파5) 버디로 추격했고, 이후엔 두 선수가 엎치락뒤치락 선두 경쟁을 이어갔다.
셰플러가 14번 홀(파4)과 15번 홀(파4) 연속 버디로 단독 선두로 나섰고, 김주형은 15번 홀 버디로 바짝 뒤쫓았다.
김주형이 18번 홀(파4)에서 버디 기회를 잡자 환경운동가 5명이 연막탄을 뿌리며 그린으로 올라와 경기가 잠시 중단됐지만, 평정심을 유지한 뒤 버디를 잡아내 승부는 연장전에 돌입했다.
연장에서는 셰플러가 웃었다. 김주형은 티샷을 페어웨이에 올려놨지만 두 번째 샷이 벙커에 빠졌다. 이후 공격적인 벙커샷을 시도했지만 홀컵을 크게 벗어났다.
반면 셰플러는 안정적으로 공을 그린 위에 올려놓은 뒤 파 퍼트에 성공하며 쐐기를 박았다.
시즌 6승이자 통산 12승에 성공한 셰플러는 우승 상금 360만 달러(약 50억원)를 챙겼다. 셰플러는 올 시즌 6승 중 총상금 2000만 달러 이상의 시그니처 대회에서만 5차례 정상에 올랐다. 나머지 1승은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다.
또 1983년 이후 비제이 싱(피지), 타이거 우즈(미국), 닉 프라이스(짐바브웨)에 이어 4번째로 시즌 6승을 달성했다. 우스가 시즌 6승 이상을 6번 이뤄내 횟수로는 9번째 기록이다.
7월이 되기 전에 시즌 6승에 성공한 건 1962년 아놀드 파머 이후 처음이다.
김주형은 준우승 상금으로 216만 달러(약 30억원)를 받았다.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1개를 묶어 4타를 줄인 임성재는 톰 호기(미국)와 공동 3위(20언더파 260타)에 올랐다. 올 시즌 최고 성적으로 시즌 5번째 톱10 기록이다.
김시우는 공동 31위(10언더파 270타)로 대회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