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새 광고 영상을 두고 태국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30일(현지시각) 태국 카오솟, 타이PBS 등에 따르면 태국 누리꾼들은 애플이 최근 공개한 광고 ‘아웃 오브 오피스'(Out Of Office)에 불만을 드러냈다.
‘언더독스’ 시리즈 다섯 번째 편인 해당 광고는 태국에서 촬영됐다. 이 시리즈는 평범한 직장인들이 위기 속에서 각종 애플 기기를 이용해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는 모습을 그린다.
지난 18일 공개된 ‘아웃 오브 오피스’는 9분57초짜리 영상으로, 고객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갑자기 태국으로 출장을 떠나게 된 직장인 4명의 여행기를 담았다.
아이폰으로 촬영된 영상에는 낙후된 공항, 좁고 더러운 호텔, 낡은 버스와 택시가 등장한다. 주인공들이 만나는 태국인들도 다소 우스꽝스럽고, 단정하지 못한 용모로 그려졌다.
이에 대해 카오솟은 “태국에서 촬영됐고 음식, 의상, 대중교통 등 태국적 요소가 등장했음에도 많은 이들은 이것이 차별적이라고 느낀다”고 꼬집었다.
태국을 시대에 뒤떨어진 국가로 묘사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태국 시청자들은 이제는 존재하지 않는 구식 버스를 등장시키고, 필터를 사용해 색조를 갈색으로 보정하는 등 태국을 의도적으로 낙후돼 보이게 연출했다고 비판했다.
타이PBS는 “왜 애플이 태국을 오늘날의 모습, 즉 에어컨이 설치된 버스나 스카이트레인, 현대적 숙박시설과 교통시설을 갖춘 모습으로 묘사하지 않았는지 많은 이들이 의문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태국에서 영어 강사로 일하는 틱톡커 데이비드 윌리엄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영상을 올리면서 “태국을 끔찍하게 보이게 한 이 영상은 뉴욕이나 시카고에서 멋지게 촬영한 애플 광고와 극명하게 대조된다”며 “애플이 이렇게 계속 태국을 무시하면서 물건을 팔려고 한다면 당장 달려가 삼성 폴더블폰을 사겠다”고 비판했다.
이 영상에는 댓글 1만5000여개가 달리는 등 많은 태국인의 지지를 받았다.
다만 세타 타위신 태국 총리는 애플이 광고 촬영지로 태국을 선택한 것에 감사를 표했다. 또 그는 이 광고가 태국의 소프트파워를 높이고 관광산업을 활성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의 이번 유튜브 광고 영상은 30일 기준 조회수 약 527만회를 기록하고 있다. 현재는 댓글 사용이 중지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