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 퀸’ 안세영(22·삼성생명)이 2024 파리올림픽에서 28년 만에 여자 단식 ‘금빛 스매시’를 꽂았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5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에서 허빙자오(중국·9위)를 2-0(21-13 21-16)으로 이겼다.
한국 선수가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딴 건 1996 애틀랜타 대회 방수현 이후 28년 만이다.
한국 배드민턴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92년 이후 올림픽에서 딴 7번째 금메달이다.
우리나라 셔틀콕을 통틀어선 2008 베이징 대회 이용대-이효정의 혼합 복식 이래 16년 만의 금메달이다.
셔틀콕 전설인 방수현은 배드민턴이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92 바르셀로나 대회 여자 단식 은메달, 1996 애틀랜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번 시드로 8강에 직행한 안세영은 천적으로 불린 야마구치 아카네(일본·6위)를 8강에서 꺾은 뒤 4강에서 그레고리아 마리스카 툰중(인도네시아·8위)에 역전승을 거두며 결승에 올랐다.
이어 카롤리나 마린(스페인·4위)의 기권으로 결승에 진출한 허빙자오까지 격파하며 두 번째 올림픽 무대에서 금메달을 땄다.
생애 처음이었던 2020 도쿄 대회에선 천위페이(중국·2위)에게 져 8강에서 탈락했었다.
허빙자오와의 상대 전적에선 9승 5패의 우위를 이어갔고, 지난 4월 아시아선수권 8강전 패배도 설욕했다.
지난해 세계개인선수권대회와 아시안게임을 제패한 안세영은 ‘그랜드슬램(올림픽·세계선수권대회·아시안게임·아시아선수권대회)’의 마지막 퍼즐인 올림픽 금메달을 따냈다.
올해 4월 실패한 아시아선수권대회는 매년 개최돼 우승은 시간문제다.
1게임을 손쉽게 내줬던 이전 경기들과는 달랐다.
선취점을 내준 안세영은 허빙자오를 바짝 추격하다 10-9로 앞서 나간 뒤 점수 차를 계속 벌려 1게임을 21-13으로 여유 있게 잡았다.
토너먼트 이후 안세영이 1게임을 잡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2게임에서도 안세영은 안정된 수비로 허빙자오를 좌우로 크게 흔들었다. 허빙자오의 움직임을 시간이 갈수록 무거워졌다.
중반에 잠시 추격을 허용하기도 했지만, 이내 다시 달아났다.
결국 20-16, 매치 포인트를 잡은 안세영은 올림픽 금메달에 쐐기를 박았다.
메달 시상식에서 가장 높은 곳에 오른 안세영은 두 팔을 들어 올리며 활짝 웃었다.
한편 여자 단식 은메달은 허빙자오, 동메달은 카롤리나 마린의 기권으로 툰중이 가져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