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프아타이 당의 패통탄 친나왓 의원은 18일 국왕으로부터 총리 취임을 공식 승인받았다.
CNN 등에 따르면 이날 마하 와치랄롱꼰 국왕의 승인 문서가 수도 방콕 소재 프아타이 당 본부에서 낭독되었으며 패통탄은 무릎을 꿇고 국왕 초상화에 경배를 드렸다.
패통탄 총리의 아버지인 탁신 친나왓 전 총리도 본부 낭독식에 참석했으며 왕실 행사 때 공무원들이 입는 흰색 제복을 나란히 착용한 부녀는 두 손을 잡고 걸으며 축하 인사를 받았다.
37세의 신임 총리는 곧 35명의 장관직을 임명하고 장관들과 함께 국왕 앞에서 내각 구성 선서식을 할 예정이다.
정보통신 자수성가 억만장자인 패통탄의 아버지 탁신 전 총리는 2001년부터 2006년까지 민선 총리직에 있다가 군부 쿠데타로 2008년 망명했다. 2011년 탁신의 누이로 패통탄의 고모가 되는 잉락 친나왓이 다시 총선을 통해 총리가 되었다.
잉락은 2014년 쁘라윳 찬오차 육군참모총장의 쿠데타로 축출된 뒤 망명했으며 찬오차는 2019년에야 헌법 개정 후 총선을 치러 총리가 되었다. 2023년 5월 총선서 찬오차 당은 500명 하원 의석 중 36석에 그치고 42세의 미국유학 사업가 피타 림짜른랏이 창당한 개혁노선의 전진당이 151석으로 선두를 차지했다.
탁신의 프아타이 당은 141명으로 2위였으며 두 달 뒤인 7월 의회 총리선출 첫 표결에서 단독 출마의 피타 의원이 프아타이 당의 도움을 받았으나 실패했다. 개정 헌법에 따른 상하원 합동 표결 방식으로 군부 지명의 250명 상원의원 대다수가 반대해 피타는 필요 찬성표에 41표가 부족한 324표에 그친 것이다.
피타는 2차 표결에도 출마했지만 이때 태국 총리를 군부 쿠데타만큼이나 여러 명 실격 축출했던 헌법재판소가 나서 언론 사업을 문제 삼아 피타의 의원직을 빼앗았다. 후임 총리직에 총선 직전에야 이름을 알린 패통탄이 유력하게 거론되었지만 8월 말 투표에서 프아타이당의 부동산 재벌 세타 타위신이 총리로 뽑혔다.
프아타이 당은 표결 전에 찬오차의 친군부 정당 및 보수 세력은 물론 군부 일색의 상원과 타협했다. 여기서 타위신이 새 총리가 되었고 대신 패통탄의 아버지 탁신이 자의 망명 15년 만에 귀국했다. 왕실에 비판적이던 탁신은 국왕으로부터 대폭 감형 혜택을 받으며 수감되었다가 곧 만기 석방되었다.
그로부터 11개월 여가 지난 7일 헌재가 지난 총선의 왕실 모독죄 완화 공약을 이유로 하원 선두의 전진당에 해산 명령을 내렸고 이에 전진당은 5명만 하원 자격을 상실한 뒤 국민당으로 개칭해 하원에 남았다.
헌재는 1주일 뒤 타위신 총리를 실격시켜 현 정부를 무너뜨렸다. 오래 전의 장관 임명과 관련된 행정 실수를 문제 삼았다. 이틀 뒤 패통탄 친나왓이 후보로 단독 출마해 493표 중 319표로 새 총리로 뽑혔다.
이때 1년 전 피타의 총리직을 가로막았던 상원 250명은 두 달 전에 임기 완료되어 새로 구성되지 않은 상태여서 하원만 총리선임 표결에 임할 수 있었다.
패통탄은 의회 선임 이틀 뒤 국왕의 재가를 받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