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나 사발렌카(2위·벨라루스)가 US오픈 테니스대회 여자 단식 결승에서 ‘억만장자의 딸’이자 한인 선수인 제시카 페굴라(6위·미국)를 꺾고 우승했다.
사발렌카는 7일 뉴욕 빌리 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대회 여자 단식 결승에서 페굴라를 2-0(7-5 7-5)으로 제압했다.
지난해 호주오픈에서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일구고 올해 2연패를 달성한 사발렌카는 개인 통산 3번째로 메이저대회 정상에 섰다.
한 해에 하드코트에서 열리는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 US오픈을 모두 제패한 것은 사발렌카가 2016년 안젤리카 케르버(독일) 이후 8년 만이다.
사발렌카는 지난해와 올해 하드코트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 US오픈에서 27승 1패로 강세를 자랑했다. 유일한 1패가 지난해 US오픈 결승에서 코코 고프(3위·미국)에 당한 것이다.
또 사발렌카는 2022년 이가 시비옹테크(1위·폴란드) 이후 2년 만에 한 해에 메이저대회 단식에서 2회 이상 우승한 선수가 됐다.
그는 현역 선수 가운데 메이저대회 단식 최다 우승 4위가 됐다.
현역 최다는 7번 우승한 비너스 윌리엄스(833위·미국)고, 5회인 시비옹테크가 2위다. 4회의 오사카 나오미(88위·일본)가 뒤를 잇는다.
사발렌카는 페굴라와의 상대전적에서도 6승 2패로 한 발 더 앞섰다. 올해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신시내티오픈 결승에서 2-0(6-3 7-5)으로 이긴데 이어 올해 맞대결을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1세트 게임 스코어 5-2로 앞서다가 5-5로 따라잡힌 사발렌카는 자신의 서브게임에서 더블폴트를 범해 브레이크 포인트를 허용했다.
하지만 4차례 듀스 끝에 자신의 서브게임을 지키며 가슴을 쓸어내린 사발렌카는 이어진 페굴라의 서브게임을 똑같이 4차례 듀스 끝에 가져와 1세트를 따냈다.
2세트에서도 사발렌카는 게임 스코어 3-1로 앞서며 초반 흐름을 주도했지만, 3-3으로 따라잡혔다.
페굴라는 기세를 이어가 게임 스코어 5-3으로 앞서 우승을 눈앞에 뒀다.
하지만 사발렌카는 페굴라의 서브게임을 브레이크하며 다시 게임 스코어 6-5로 앞섰다.
흐름을 바꾸는데 성공한 사발렌카는 페굴라의 서브게임에서 연달아 세 포인트를 따 챔피언십 포인트를 잡았다.
포핸드 범실이 나와 페굴라에 한 포인트를 내줬던 사발렌카는 마지막 페굴라의 포핸드 샷이 코트를 벗어나자 코트에 누워 기쁨을 만끽했다.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사발렌카는 이날 공격 성공 횟수에서 40-17로 페굴라를 압도했다. 서브에이스도 6개를 터뜨렸다.
사발렌카는 “US오픈 우승 타이틀에 가까워졌다고 여러차례 생각했다. 언제나 US오픈에서 우승하는 것이 꿈이었다”며 “마침내 이 아름다운 트로피를 품에 안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평소 이런 말을 잘 하지 않는데 스스로가 자랑스럽다”며 미소를 지었다.
‘억만장자의 딸’로 유명한 페굴라는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 트로피를 눈앞에서 놓쳤다.
페굴라의 아버지 테리와 어머니 킴은 미국에서 천연가스,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등의 사업을 하는 기업가로, 현재 미국프로풋볼(NFL),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버펄로 팀의 구단주다.
특히 페굴라의 어머니 킴은 1974년 서울에서 미국으로 입양됐다.
지난해 WTA 투어 하나은행 코리아오픈에서 우승한 페굴라는 14일 개막하는 올해 대회에도 출전할 예정이다.
페굴라는 “시즌 초반 성적이 좋지 않았는데 8월 이후 상승세를 탈 수 있었다. 사발렌카를 상대로 한 세트라도 따려고 했지만 파워가 좋은 선수라 쉽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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