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언제나 잘못을 저지른다. 그래서 바로잡는다. 또 잘못을 저지른다. 이런 연쇄가 산다는 일이고 만든다는 일이고 책임을 진다는 일이다.”
일본 사상가이자 비평가 아즈마 히로키는 책 ‘정정 가능성의 철학'(메디치미디어)를 “오늘날 잔뜩 긴장한 채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사람이 이토록 엄중하고 당연한 인식을 철학과 사상의 언어를 통해 떠올리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써내려갔다.”·
21세기 세계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 공동체는 더 이상 개인들을 보호하지 못하고 파편화된 개인은 생존을 위해 각자도생하고 있다. 민주주의는 수많은 대립에 파묻혀 시민을 위한 정치 체제로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
감염을 막기 위한 대봉쇄 덕에 가족은 폐쇄적이고 개인 관계로 회귀했다. IT기술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통한 정치라는 대안을 내놓았다.
저자는 이러한 시기에 오랫동안 ‘철학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붙잡고 고민한 끝에 내놓은 정답은 ‘정정 가능성’이다. 그리고 데뷔 30주년을 기념해 이 책에 자신의 사상을 집대성했다.
저자는 플라톤, 칼 포퍼, 비트겐슈타인, 솔 크립키, 에마뉘엘 토드, 한나 아렌트, 루소, 도스토옙스키, 유발 하라리까지 다양한 사상가들의 사고를 힌트삼아 ‘느슨한 연대로 점점 커지는 가족의 잠재력’과, ‘AI 시대의 새로운 민주주의 모습’이란 주제들을 풀어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