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마 서먼, 15세 때 낙태 고백하며 텍사스 낙태금지법 반대 천명
영화 ‘킬빌’의 배우 우마 서먼(51)이 텍사스주의 낙태금지법에 대한 반대를 천명하며 자신의 “가장 어두운 비밀”인 10대 시절 낙태를 했던 경험을 고백했다.
22일 더힐 등에 따르면, 서먼은 21일 워싱턴포스트 기고에서 “나는 텍사스의 급진적인 낙태금지법을 보면서 슬픔과 공포를 느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가 서명해 지난 1일 발효된 해당 법안은 태아의 심장 박동이 감지되는 임신 6주 이후에 대해 사실상 모든 낙태를 금지하고 있다. 성폭행 피해로 인한 임신의 경우도 예외로 두지 않았다. 의료 비상 상황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허용했다.
또한 법을 위반해 낙태를 하는 의료진을 신고하는 경우에는 1만달러(약 1200만원)의 “현상금”도 지급한다.
서먼은 “이 법이 즉각적인 효과를 끼칠 취약한 여성들로부터 논란의 불길을 끌어내고자” 자신의 경험을 처음으로 공개한다고 썼다.
기고에 따르면, 서먼은 15세 때 해외에서 배우로 활동하던 중 연상의 남성에 의해 의도치 않게 임신했다. 그녀는 부모님과 함께 “가족으로서 임신을 할 수 없다고 결정하고 낙태가 올바른 선택이라는 데 동의했다”면서 당시에는 실의에 빠졌다고 회상했다.
낙태는 독일의 한 병원에서 이뤄졌다. 서먼은 “엄청나게 아팠지만 불평하지 않았다”면서 “고통을 받아 마땅하다고 느낄 정도로 부끄러웠다”고 말했다.
이어 “(낙태 시술 과정에서) 내 손가락은 가슴 앞에 꽉 묶여 있었다”며 “시술이 끝났을 때 의사는 나를 내려다보며 ‘당신은 아름다운 손을 가졌다. 제 딸을 생각나게 한다’고 말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인도적인 하나의 제스처가 살면서 가장 연민을 느낀 경험으로 내 마음 속에 남아있다”면서 “그의 눈에는 내가 사람이었고, 딸이었으며, 여전히 소녀였다”고 했다.
이제 세 아이의 엄마인 서먼은 “내가 걸어온 길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면서 “나와는 다른 선택을 한 여성들을 응원하고 박수를 보낸다”고 썼다.
그녀는 낙태가 인생에서 “가장 힘든 결정”이며 여전히 그녀를 슬프게 하지만, “내가 경험한 기쁨과 사랑으로 가득한 삶으로 가는 길”이라고 했다. 또 “임신을 일찍 하지 않기로 한 것이 나를 자라게 했고, 내가 원했고 필요했던 어머니가 되도록 해주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서먼은 텍사스 낙태금지법을 비판하며 “가난한 이들과 그들의 파트너에 대한 또 다른 차별적 도구”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낙태법이 “가난한 여성들을 희생양으로 삼는 자경단을 만들어내고, 돌볼 준비가 되지 않은 아이들을 갖지 않을 선택을 거부한다”고 했다.
그녀는 자신의 경험을 공개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아마도 잃을 게 많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은 여배우의 의견에 관심이 없을 수 있지만, 그들의 입장에 서는 게 내 책임이라고 느꼈다”고 했다.
서먼은 텍사스의 여성들과 소녀들에게 “당신들이 보인다. 용기를 가져라”면서 “당신은 아름답다. 내 딸들을 생각나게 한다”며 기고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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