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배우와 감독이 우주에서 만들어질 첫 장편 영화를 촬영하기 위해 우주로 향한다.
러시아는 역사상 처음으로 우주에서 12일 간 장편 영화 촬영에 도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촬영진이 탑승한 로켓은 5일(현지시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쏘아올려졌다.
베테렝 러시아 우주비행사 안톤 슈카플레로프와 배우 율리아 페레실드, 그리고 제작자 클림 시펜코는 5일 국제우주정거장(ISS)을 방문한다. 이곳에서 우주를 배경으로 한 첫 장편 영화 ‘챌린지(Challenge)’의 일부를 촬영할 예정이다.
영화는 상태가 심각해 지구로 돌아갈 수 없는 아픈 우주비행사를 우주에서 치료해야 하는 외과 의사의 이야기다.
이들은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소유즈 MS-19 우주선을 타고 우주정거장으로 출발했다. 소유즈는 오전 8시 12분쯤 우주정거장에 탑승자들을 보냈고 오전 9시 30분께(한국 시간 오후 3시 30분)에는 유럽 우주기구와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의 우주비행사와 승무원들의 환영을 받을 예정이다.
나사는 이번 발사에 대해 “영화 제작을 포함한 우주의 상업적 기회를 확대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16일 지구로 돌아오기 전까지 12일 동안 우주정거장에서 촬영을 진행한다.
우주에서 하는 영화 촬영은 이제 그리 낯설지 않다. 톰 크루즈가 나레이션에 참여한 2002년 아이맥스 다큐멘터리를 포함한 몇 편의 영화들이 우주정거장에서 촬영됐기 때문이다. 2012년에 개봉한 8분 짜리 공상과학 영화 ‘공포의 아포지’도 우주 여행을 갔던 기업가 리처드 개리엇이 직접 촬영했다.
그러나 우주에서 장편 영화를 찍는 국가는 러시아가 처음이다. 배우 페레실드와 시펜코 감독은 지난 11월 러시아에서 열린 대회를 거쳐 우주여행자로 선발됐다. 두 사람은 우주 여행을 앞두고 무중력 비행 등 혹독한 훈련을 받았다.
이 영화는 대규모 과학 교육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로켓과 우주선 제조 등 관련 기업들과 전문가들을 촬영한 다큐멘터리 시리즈도 포함된다. 러시아의 우주산업 기업 로스코스모스는 이 프로젝트에 대해 “우주비행이 전문가들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폭넓게 이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확실한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